[해외문화] 미국 공중파 '소수민족 캐릭터' 긴급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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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공중파 방송사들이 가을 대개편을 앞두고 "색깔조율"에 분주하다. 출연진이 백인일색인 신설 프로그램에 흑인이나 소수민족 캐릭터를 긴급 투입하고 있는 것. 미국 유색인 지위향상협회(NAACP)가 최근 공개된 개편안을 놓고 인종차별을 문제삼고 나섰기 때문이다. CBS NBC 폭스 ABC와 같은 공중파 빅4는 매년 9월 대대적으로 프로그램을 개편한다. NAACP 조사에 따르면 4개 방송사가 프라임 타임대에 새로 편성한 25개 프로그램중 유색인종이 주연급으로 등장하는 것은 단 한편도 없다. 조연으로조차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흑인이나 유색인종이 주연하는 프로그램엔 광고를 붙이기가 아무래도 어렵다는 이유다. NAACP측은 "유색인종도 분명 미국사회의 일원"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시청 거부나 법적 소송까지 불사할 태세다. 라틴이나 히스패닉같은 소수민족 연합도 이같은 움직임에 적극 동조하고 나섰다. 이들의 압박공세가 거세지면서 방송사들은 부랴부랴 대책마련을 서두르게 됐다. CBS는 동양계 형사가 주인공인 "마셜 로"를 계속 방영하는 것을 비롯 "패밀리 로" "저징 아미"에도 소수민족 캐릭터를 긴급 투입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ABC도 "사브리나" "틴에이지 위치"를 포함해 적어도 다섯개 쇼에 등장하는 출연진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젊은 뉴욕커의 삶을 그린 새 드라마 "웨이스트랜드"나 "원스 앤드 어게인"에도 흑인 캐릭터를 새로 끼워넣었다. NBC도 "제스"나 "서든리 수잔"같은 프로그램에 소수민족 캐릭터를 등장시킬 것을 검토하고 있다. 폭스 역시 "베벌리 힐스 90210"의 후속으로 준비중인 "맨체스터 프렙"에 흑인 배역을 새로 설정했다. 그러나 신설배역이 대부분 주변인물에 그치고 있어 미국 방송가에 불어닥친 "색깔논란"은 쉽게 진화될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