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의 현장] (11) '시그마타워' .. '설계자 한마디'

"시그마타워는 도심에 들어선 국내 첫 고급 주상복합건물입니다. 많은 고민을 했지요. 국내 전례가 없어 외국 주상복합건물을 주로 참고했습니다" 잠실 시그마타워 설계자 강기세(64) 범건축 회장은 설계 당시 어려움을 이같이 말했다. 지난 96년 완공된 시그마타워는 주상복합건물로는 흔치않게 건축계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주상복합건물의 설계는 매우 어렵습니다. 주거와 상업.업무기능을 한건물에무리없이 담아내야 하기때문입니다. 사실 이들 기능을 완전히 만족시키는 건물을 설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같은 어려움이 있는 데도 그가 굳이 설계를 맡은 것은 성공에 대한 확신이있어서였다. 입지여건이 주거용건물에 적합했기 때문이었다. "업무공간과 주거공간의 동선분리를 통해 주거의 안정성을 확보했죠. 전망권확보를 위해 남향을 과감히 포기하고 북향을 선택했습니다. 그대신 사방으로 아름다운 경관을 끌어들였습니다" 강 회장은 건물의 기능을 살리는 것뿐 아니라 외형을 설계하는데도 어려움을겪었다. 호텔롯데 등 인근 빌딩들과 겉모습을 차별화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했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을 갖추고 시그마타워만의 정체성을 갖도록 하는게 가장 큰 숙제였죠. 단순한 오피스빌딩의 외형에서 탈피하고 다양성을 주기 위해 직육면체의 덩어리가 서로 끼어있는 형태를 생각했습니다" 이같은 설계개념으로 상층부 주거기능과 저층부 업무기능을 적절히 소화해 냈다. 고층부 1백20가구의 편의성을 위해 지하엔 스포츠센터를, 13층엔 공용 편의공간 등을 각각 배치했다. 그는 무역센터현대백화점, 인터컨티넨탈호텔(공동설계), 영종도신공항 여객터미널(공동설계) 등 20여개의 대형건물을 설계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