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면톱] 여야 이번엔 '색깔 정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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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17일 김대중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언급한 재벌개혁정책과국가보안법 개정방침과 관련, "이념적 지향점이 무엇인가"며 색깔론 시비를 제기했다. 이에 맞서 국민회의는 "국정개혁에 대해 야당이 사상논쟁을 걸어온 것은구태정치의 표본"이라고 반박하는 등 여야간 색깔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재벌을 사실상 해체하려는 김대중 대통령의 접근은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한후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하려는데 정부는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현금을 북에 보내고 있어 국민들의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가보안법 개정문제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인권침해 등 운용상의 문제점이 있더라도 국가안위를 도모하기 위한 목적 자체가 부정되어서는 안된다"며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사철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재벌은 분명 개혁돼야 하나 법과 제도에 의한 변화와 개혁이 돼야지 여론호도용 마녀사냥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현정권의 경제개혁의 본질이 사회주의적 변혁이 아닌가하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태동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의 "인적청산론"에 대해 장광근 부대변인은 "국회 사법부까지 바꿔야 하고 공무원이 개혁의 주체가 될수 없다면 중국마오쩌둥(모택동)의 "홍위병"이 필요하다는 말이냐"며 "김 위원장의 언행은우리가 사회주의 국가에 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오는 19일 이 총재 주재로 국회 국방.통외통.정보위원회 소속의원들을 중심으로 "안보대책회의"를 열어 김 대통령의 정책전반에 대한 성향분석에 나서기로 하는 등 사상공세를 계속 펼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는 한나라당의 공세를 구태정치로 몰아부치고 정치개혁과 재벌개혁등 김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담긴 개혁정책들을 강도높게추진키로 했다. 이만섭 총재권한대행은 이날 고위당직자회의에 앞서 "재벌개혁은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고 국가보안법 개정은 불고지죄등으로 억울하게 희생당하는 일이 없도록 고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보수니 혁신이니 하는 논쟁은 잘못된 얘기"라며 야당공세를 일축했다. 한화갑 사무총장도 "세계가 21세기를 준비하며 달려가고 있는데 한나라당은19세기로 회귀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행태를 "청산대상"으로 규정했다. 이영일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재벌개혁과 국가보안법 개정이라는 국정개혁에 대해 야당이 사상논쟁을 걸어온데 대해 개탄한다"고 맞섰다. 그는 "재벌개혁이 사회주의적 발상이고 보안법을 현실에 맞게 고치는게 용공시비에 걸릴 수 있는지 한나라당은 최근 발족시킨 뉴밀레니엄위원회에서논의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변인은 한나라당을 "재벌과의 정경유착에 의해 만들어진 당" "국가보안법을 이용해 정치반대세력을 용공분자로 몰아온 군사정권의 후예"라고 비난하며 "그런 발상 자체가 구태정치"라고 꼬집었다. 공동여당의 한축인 자민련은 재벌 개혁, 부패 방지 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재벌해체 및 보안법의 대폭적 개정에는 우려를 표시하는 등 "보수.안보 정당"의 색채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차수명 정책위의장은 "특히 국가보안법 문제는 우리당으로서는 중차대한문제여서 다각적인 연구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국민회의의 입장을 따라갈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