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기업] '정일이엔씨' .. 청정기술 선진국 수출 '짭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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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로 옛 영화를 되찾겠다" 법정관리중인 정일이엔씨(관리인 박영일)가 해외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97년 건설업체 부도 등의 여파로 좌초됐던 이 회사는 최근 첨단 클린룸시스템 등 신기술들을 선보여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일은 태국IBM 및 영국 시게이트사에 20억원 상당의 클린룸 장비를 수출했다. IBM측에서 이 회사의 청정기술을 보고 선금을 주며 만들어 달라고 의뢰해 왔던 것. 독일 클린룸메이커인 EBM사 사장단 일행은 지난 18일 정일 시화공장을 방문,클린룸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공급 방안을 협의했다. 일본 기업들에는 클린룸 관련 2건의 견적서를 보낸 상태다. 특히 일본 카스사는 클린룸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네덜란드에 공동 진출하자는 제의를 해왔다. 홍콩 및 미국계 기업들은 이 회사의 성장성을 내다보고 투자를 위해 계속 접근해오고 있다. 해외 기업들이 이처럼 정일을 찾는 것은 왕년의 손꼽히던 기술집약적 벤처기업인데다 부도 이후 기술력이 더 나아졌다고 판단한 때문. 특히 지난달 특허출원한 "물을 이용한 공기조화기"가 회사 갱생의 효자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G&C공조기"로 불리는 이 제품은 자연상태의 구름 안개 비와 태풍에 의한 공기정화 작용을 응용한 획기적인 개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러 개의 노즐에서 압력과 온도를 일정하게 조절한 물을 뿜어 초미세 물입자를 발생시켜 정화하는 원리. 5년간 무려 1백60억원 가량의 연구비를 투자해 개발한 것이다. 이 장치는 대기중의 분진 및 수용성 유해가스 제거는 물론 수술실과 같은 무균실에 외기를 공급할 수 있다. 반도체 및 의.제약 공장등의 케미컬필터 대체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지하공간 지하철역사 등의 중금속 및 라돈 제거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미 삼성중앙병원 아주대병원 등 대형 병원에 설치해 성능검증을 받았으며 반도체공장 적용을 위한 시스템 최적화연구를 삼성전자와 공동 수행중이다. 또 농림수산부로부터 2억원을 지원받아 국책연구개발과제인 "무균 저장고"를연말께 개발 완료해 판매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윤장근 부사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연구개발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점을 해외 기업들이 높이 평가하는 것 같다"며 "하반기 3백억원 가량을 수주해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02)518-3788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