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청문회 이틀째] 겉도는 청문회...커지는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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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로비"및 "파업유도" 의혹을 풀기 위해 열리고 있는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가 증인들의 엇갈린 주장만 확인할뿐 겉돌고 있다. 24일 청문회엔 정일순 라스포사 사장이 출석하지 않은데다 일부 핵심 증인들도 앞으로 예정된 청문회에 불참할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실체적 진실"엔 접근조차 못하고 있다. 게다가 여야의원들도 증인들을 상대로 같은 질문을 되풀이하며 정치공세에 급급해 국민들의 의혹만 오히려 증폭시키는 양상이다. 때문에 청문회가 의혹을 밝히기는 커녕 증인들에게 자기변론의 기회를 제공하는 "소명회"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난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증인들의 주장이 이처럼 엇갈림에 따라 국회 법사위는 청문회 직후 3당 간사회의를 열어 김태정 전 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씨,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 부인 배정숙씨,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 부인 이형자씨, 정일순 라스포사 사장 등 핵심증인 4명을 25일 불러 대질신문을 벌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질신문을 통해 "옷로비"의혹의 실체가 밝혀질지 여부가 주목된다. 조폐공사와 경찰청 기관보고를 받은 파업유도 국정조사도 여야간 신경전으로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채 끝났다. 여야의원들은 진념 기획예산처 장관의 증인채택여부를 둘러싸고 의사진행발언을 하며 논전을 벌이다 뒤늦게 기관보고를 들었다. 한편 이날 옷로비 청문회에 출석한 김태정 전 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씨는전날 강인덕 전 통일장관 부인 배정숙씨의 증언을 정면 부인했으나 정일순씨의 불참으로 사실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연씨는 "라스포사에서 자동차트렁크에 밍크코트가 실려온 것은 지난해 12월26일이며 3~4일후 이를 뒤늦게 발견해 99년 1월5일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연씨는 또 "신동아와 관련된 전날 배씨의 증언은 자기가 한 말을 내가 한 것처럼 얘기한 것"이라며 배씨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말했다. 전날 배씨는 ""조복희씨네가 항공화물을 하니 최 회장의 외화도피와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 "연말까지 수사발표를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으나 연씨는 "바깥일은 알지 못한다"며 부인했다. 연씨는 "쿠폰이 있느냐" "사직동팀의 내사사실을 미리 알지 않았느냐""밍크코트 입은 날짜가 언제냐" 등의 의원들 질문에는 "모르겠다"로 일관했다. 이밖에 "검찰에선 1월5일, 사직동팀에선 1월9일 반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돼 있다"(한나라당 박헌기 의원)는 수사기록 내용도 전면 부인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