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체 정보전달과정 '한국학자가 밝혀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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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등 생물체 안에서 이뤄지는 분자수준의 정보전달 과정에 대한 비밀이한국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미국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주립대 김성호 교수(화학)와 경상대 김경규 교수(분자생물학)팀은 최근 세포막을 통해 이뤄지는 신호전달체계를 밝혀내고 이를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했다. 김 교수팀에 따르면 인간이 주변 정보를 받아들여 행동을 결정하며 사는 것처럼 대장균 등 단세포생물에서 고등동물까지 생물체를 구성하는 세포도 주위 환경이나 다른 세포로부터 정보를 받고 이를 처리하는 정보교환 과정을통해 외부와 반응하며 생존한다. 세포에서 정보전달에 관여하는 단백질중 세포막에 있는 막수용체(membrane receptor)는 외부에서 신호를 받아들여 내부로 전달하는 안테나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이 막수용체를 통한 신호전달에 이상이 생길 경우 암 등 각종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막수용체의 구조와 이들의 신호전달과정을 분자수준에서 밝혀내는것은 질병을근본적으로 이해하는데 중요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김 교수팀은 이 연구에서 대장균의 주화성(화학물질에 반응하는 성질) 수용체중 "세린"이라는 아미노산을 인식하는 수용체의 3차원 구조를 최초로규명, 세포 밖에서 신호를 받아 세포막 내부로 전달하는 신호전달과정에 대한 기본모델을 제시했다. 이들은 수용체 두개가 모여 4개의 헬릭스로 이루어진 40nm 정도의 긴 헬릭스 다발을 구성하고 이것이 신호전달에 관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에서 제시된 신호전달과정에 따르면 세포 밖의 신호는 수용체의 한쪽 끝에서 인식돼 헬릭스 다발의 유동성 변화를 유발시키고 이런 변화는 긴 수용체를 통해 세포안으로 전달되며 다시 수용체의 세포 안쪽 끝에 결합된단백질들에게 전달된다. 또 이들 결합단백질은 헬릭스 다발의 구조변화를 인식, 인산화라는 화학적신호형태로 바꾸어 세포로 신호를 전달한다. 김경규 교수는 "이 연구에서 세포내 신호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막수용체의 3차원구조와 작용과정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었다"며 "이는 신호전달과정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병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에 도움을 줄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