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증권 2년간 허송세월 .. 4500억엔 적자만 남아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이 갈팡지팡하고 있다. 개혁은 지지부진하고 경영전략도 방향을 잃고 오락가락 한다. 2년전 일본열도를 뒤흔든 대형 뇌물스캔들로 기업이미지가 만신창이가 된후 개혁작업을 벌여왔지만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당시 노무라는 주식시장의 큰 손들이 입은 투자손실을 보상해 주는 과정에서협박꾼들에게 거액의 손실을 보상, 사회적으로 커다란 물의를 일으켰다. 이 바람에 기업이미지는 크게 실추되고 회사가 거의 뿌리채 흔들렸다. 이때 지금의 우지에 쥬니치(53) 사장이 새로 취임했다. 그는 "근본적인 개혁"을 기치로 내걸었다. 곧바로 개혁에 착수, 지난 2년간 대대적인 개혁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그의 개혁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방향을 잃었다. 취임직후 우지에 사장은 개인투자자 위주의 영업에서 탈피, 기관투자가 등 대형고객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미국의 모건스탠리나 메릴린치증권과 같은 투자자문업체로 회사를 환골탈태시킨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 전략은 노무라에게 맞지 않았다. 기관투자가 유치에 매달리는 동안 일반 개인고객들은 대거 빠져나갔다. 주식매매 중개수수료 수입은 급감했다. 적자는 커지고 사내에서는 불협화음이 터져 나왔다. 지난 3월말 끝난 99회계연도에는 적자가 4천5백억엔을 넘었다. 전년도의 약 2백억엔의 흑자와 비교할때 무려 5천억엔가량 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노무라는 최근 개혁방향을 다시 1백80도 전환, 원래대로돌아갔다. 2년만에 다시 개인투자자위주의 영업으로 복귀한 것이다. 사실 개혁초기만 해도 회사는 잘 굴러 가는 것 같았다. 우지에 사장 취임후 6개월만에 고객위탁자산이 이전보다 7% 증가한 19조엔을기록했다. 지난해 2월까지 주가도 65%나 급등했다. 취임 1년여만에 1백90억엔의 이익도 올렸다. 그러나 아시아외환 위기와 러시아의 모라토리엄(채무상환유예) 선언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특히 러시아사태로 무려 6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우지에 사장은 최근 전체 직원 1만3천명중 2천명을 해고하고 10여개의 국내외 지점을 폐쇄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와함께 기존의 개인투자자 위주의 영업방식을 부활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자신의 개혁이 혼란만 초래하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다. 한 노무라 직원은 "우지에 사장은 취임후 전략을 1백80도 바꾸었다가 나중에다시 또 1백80도 수정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그는 아무런 해명이 없다"고 꼬집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