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정치인 주총' 9일 개막] '새천년 정치기상도'

뉴밀레니엄 시대를 앞두고 정치지도자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과거엔 다선 위주의 정치 경력이나 지역 연고가 당락의 결정적 요인이었으나앞으론 네티즌들이 선거돌풍의 핵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인터넷을 통한 소위 전자민주주의가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같은 변화는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이 높아지면서 ''정치꾼''보다는현실적인 정책을 제시하는 참신한 정치인들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당리당략을 쫓아 국회에서 소리를 지르며 몸싸움이나 하는 ''천민 정치''에국민들이 식상해 있는 결과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물갈이 론"이 거세게 제기되는 것도 이런 현실의 반영이다. "고비용 저효율"의 정치 구조를 바꾸려면 기존 정치인으로는 불가능하다는인식이 그만큼 강하다.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문제점에도 불구, "386세대"가 정치권의 수혈대상 "0" 순위로 떠오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인터넷 등을 통한 전자 민주주의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정치권의물갈이 작업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자료를 잔뜩 담은 가방을 든 보좌관을 대동해 의사당을 들어서는 의원들은조만간 사라질 것이다. 모든 의정 자료를 노트북에 담아 들고 다니는 "선진 정치인"이 그 자리를 메우게 된다. 지난주 끝난 "파업유도" 국정조사에서 한나라당 박원홍 의원이 눈길을 끈 것도 그의 노트북 덕분이었다. 그는 청문회 도중 노트북을 통해 보좌관과 연락하며 중요한 단서를 잡아내는 실력을 발휘했다. 이는 포스닥증권이 사이버시장에서 실시중인 정치인들의 주가거래에서도 명확히 드러났다. 인기가 높은 의원들중 4선 이상은 대통령과 총리를 제외하고는 없다. 한화갑 김민석 맹형규 추미애 김영선 등 초.재선의원들이 주류를 이루고있다. 5선 이상 다선 국회의원중 상당수는 거래조차 안되는 실정이다. 네티즌으로 부터 관심조차 끌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자민주주의 시대에 국민들이 어떤 정치인들을 선호하는지의 일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제 국내 네티즌은 5백만명을 넘었다. 대상도 10대에서 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날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전자 민주주의에 호응하는 유권자의 파워가 그만큼 강해진 셈이다. 따라서 내년 총선은 네티즌 파워가 국회의원의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선거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