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가 성경구절을 가르친다..강연내용 책으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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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텐진 가쵸(64)가 성경구절에 대해 강의한"달라이 라마, 예수를 말하다"(류시화 역, 나무심는 사람, 7천8백원)가나왔다. 이 책은 "세계 그리스도교 명상 공동체" 주최로 지난 94년 영국 미들섹스 대학에서 3일동안 열린 특별 세미나에서 달라이 라마가 강연한 내용을 정리한것. 이 세미나에서 그는 베네딕트회 신부들이 선정한 마태.마가.누가.요한복음 등에 담긴 대표적 구절들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달라이 라마는 강연을 통해 "사람의 감성과 문화 배경은 너무도 다양하기 때문에 오직 하나의 길만이 진리의 길일 수는 없다"며 "명상적인 삶을 통해 진정한 가치를 찾으면 다른 종교에 대한 배타적 감정도 떨쳐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비와 형제애, 용서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불교와 기독교는 닮았지만 불교 교리에서는 창조주 하느님이나 인간의 모습을 하고 세상에 내려온 구세주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스스로를 어설프게 불교도나 기독교도로 불러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마태복음의 구절에 대해서는 "적에게 사랑을 베풀 능력을 가지려면 먼저 모든 것을 평등하게 바라보는 일이 중요하다"며"모든 존재는 하느님에 의해 창조됐다는 믿음을 가지면 평등한 마음이 싹트기시작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두 종교가 보다 깊은 차원에서 대화를 나누는 일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인종과 종교를 뛰어넘어 화합과 평화를 이룩하자고 강조했다. 이 책에서 달라이 라마는 자신에게 어쩌면 생소할지도 모르는 성경 구절을 맑은 시선으로 관조하고 그 안에서 찾아낸 진리를 여과없이 들려 주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