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투자 가이드 : (주간전망대) '증권'

지난주 주가는 예상외로 강세를 나타냈다.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이 현대전자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되고 투자신탁(운용)의 유동성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 시중금리의 고공행진은 계속됐다. 이같은 악재속에서도 주가는 강세였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팔자"에 나섰지만 주가상승을 막지는 못했다. 주가가 이처럼 상승한 것은 일본의 2.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발표된데 힘입은 바 크다. 일본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과 함께 미국의 경상수지적자 문제가 거론됐다. 엔.달러환율이 달러당 1백7엔대까지 하락(엔화가치상승)하자 한국 수출을 이끄는 조선 철강 반도체 등 주력제품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것도 불안했던 투자심리를 다소 진정시켰다. 그러나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에는 제약 요소가 적지 않다. 기술적으로 지난주 종합주가지수가 50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지수가 오르는 상황이 나타나는 과정에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감소세를 보였다. 추가 상승에 대한 전망이 뚜렷하지 않아 적극적으로 사려는 투자자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 대목이다. 또 외국인들이 종합주가지수가 950을 넘어서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그만큼 수급상황이 불투명하다. 고객예탁금은 주중 8조원대로 감소했다. 주식형수익증권에서의 자금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투신(운용)사의 유동성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해소되기 보다는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추석을 앞둔 이번주 주식시장은 또다시 갈림길에 서 있다. 삼성전자에서 시작된 실적우량주에 대한 매기가 다른 블루칩과 중소형우량주로 확산되면서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반도체 철강 유화등 소재산업의 채산성이 호전되고 조선과 자동차 등 엔고수혜업종의 수출증대도 예상되고 있다. 낙관론을 뒷받침하는 요소들이다. 반면 추석자금 수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투신(운용)사 유동성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문제를 불안하게 보는 외국은행들의 국내 재벌에 대한 여신회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고객예탁금과 주식형수익증권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는 실적과 증시주변여건을 종합해서 형성된다. 어느 쪽이 더 큰 힘을 발휘할 지에 대해선 결과로 밖에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상승이냐 조정이냐에 대한 줏대를 세우고 그에 따라 투자할 시기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