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경제위기 극복 모범" .. 이모저모

.김대중 대통령이 13일 APEC 정상회의에서 첫번째 기조연설을 하자마자 오부치 게이조 일본총리, 고촉동 싱가포르총리,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 등의 정상들이 잇따라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에 대한 지지발언이 쏟아졌다. 이날 정상회담을 지켜본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와관련, "이번 APEC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경제의 신뢰도를 확고하게 높일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빌 클린턴 대통령은 12일 APEC 최고경영자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한국은 경제위기를 극복한 아주 모범적인 국가"라며 극찬했다. 김 대통령을 수행중인 청와대 관계자는 "2백50여명의 세계적인 경영자들이 모인 장소에서 다른 나라 대통령이 한국의 경제개혁성과를 높이 평가함에 따라 국제신인도를 높이는데 더욱 효과적이었다"며 환영했다. 그러나 13일 정상회의에서 김 대통령이 헤지펀드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국제금융기준 마련 문제를 제기했을 때는 클린턴 대통령이 미국 금융계를 의식한듯 소극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이 역내 회원국 간의 경제.사회적 격차를 축소하는 문제를 제의한데 대해서는 일본의 오부치 총리가 "역내 국가간의 경제적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동티모르 정상회의"는 끝내 불발됐으나 인권대통령으로서의 김 대통령의 이미지는 강화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동티모르에서 인권유린사태가 지속되자 김 대통령은 당초 APEC회의에 참석한정상들이 비공식 회의를 통해 동티모르 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방안을 촉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하비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극적으로 유엔평화유지군을 받아들이기로 선언함에 따라 별도의 회의는 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그러나 "김 대통령이 동티모르 회의를 주창함으로써 하비비 대통령에게 유엔 평화유지군의 배치를 수용토록 충분히 압력을 행사했다는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13일 오후 APEC(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끝난뒤 쉬플리 총리내외 주최 만찬에 참석하는 순간부터 뉴질랜드 국빈방문일정에 들어갔다. 김 대통령은 부인 이희호 여사와 이날 저녁 뉴질랜드 공군 군악대의 팡파레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숙소인 칼튼호텔 1층에 마련된 만찬장에 입장했다. 김 대통령은 쉬플리 총리의 만찬사에 이은 답사를 통해 "두 나라의 상호보완적인 경제구조는 교역과 투자의 확대라는 실질협력을 보다 강화할수 있는좋은 여건"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또 "과학기술과 교육분야의 교육확대는 두나라의 미래를 위한 공동의 투자가 될 전망"이라며 "더많은 문화교류와 인적교류가 이뤄져 문화와지향하는 가치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들어 뉴질랜드 이민이 늘고 있는 점을 감안, "1만5천여명이 넘는 재뉴 한국인에 대한 각하의 각별한 관심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날 만찬은 현악4중주단의 고전음악이 은은하게 연주되는 가운데 계속되었으며 주요리를 마친뒤 뉴질랜드 청소년 합창단이 나와 "아베마리아"와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 전통음악을 연주해 대미를 장식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