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톱] '금융대란설' 급속 확산..환매사태/유동성위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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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대란설"이 금융시장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오는 11월11일부터 투신사 수익증권 가입자에게 대우채권의 80%를 지급하는 것을 계기로 환매사태가 가속화돼 금융시장이 혼란에빠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은행들마저 대우충격으로 인해 기업에게 빌려준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 자금시장은 또 한차례 격랑에 휩쓸릴 공산이 점점 커지고 있다. 금융시장에 나돌고 있는 대란설은 "수익증권 환매사태->채권 대량매각->은행여신 회수->금리급등 주가폭락->일부 투신사 유동성위기->실물경제 악영향"이 골자다. 오는 11월11일부터 대우채권의 80%가 지급되면 수익증권의 환매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앞서 당장 다음달부터 대우계열사의 자산실사결과가 나오면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져들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렇게되면 투신사들은 매각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채권을 대량 매각, 자금을 조달할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수익증권 수익률은 더욱 떨어져 환매사태를 부추기게 된다. 채권값 하락으로 금리는 급등하고 주가는 폭락하는건 불을 보듯 뻔하다. 뿐만 아니다. 은행들도 마냥 투신사의 채권을 사주고 기업에 자금을 지원할 한가로운 상황이 아니다. 대우사태 이후 은행주가는 이미 평균 30%가량 하락했다. 이런 상태론 해외 DR(주식예탁증서) 발행을 통한 자기자본확충이 불가능하다 반면 대우여신의 부실화와 새로운 자산건전성 분류기준 등으로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은 커진다. 기업들로부터 자금을 회수할 수 밖에 없다. 만일 투신사의 환매사태와 은행들의 자구노력이 동시에 진행되면 금융대란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켜 걷잡을수 없는 사태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장참가자들은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 7월19일이후 투신사 수익증권에서 30조여원이 이탈했다"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방치될 경우 11월11일이후 1백조여원이 빠져 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도 대우그룹 워크아웃으로 은행들은 4조5천억원 가량의 적자요인이 발생했다며 신규자금 지원여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