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기업부채가 한국외환위기 초래 .. 사카키바라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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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엔"으로 잘 알려진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차관은 15일 중앙일보가 개최한 제4회 아시아 언론인 포럼에 참석, "한국의 외환위기는 민간기업의 과도한 단기채무와 외환보유액간의 불균형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사카키바라 전 재무관이 신라호텔에서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아시아"란 제목으로 행한 기조연설의 주요 내용이다. 아시아 금융위기는 크게 세가지 요인에서 촉발됐다. 첫번째 원인은 미국 경제학자 돈부시 교수의 지적대로 아시아 국가들의 고평가된 통화다. 대외채무와 외환보유고간의 불균형 문제가 두번째 원인이다. 지난 95년 외환위기를 겪은 멕시코의 경우 대외 단기부채가 2백80억달러에 달한 반면 외횐보유액은 60억 달러에 불과했다. 97년 태국과 인도네시아 한국도 민간부문이 과도한 단기부채를 지고 있었던 데 반해 외환보유액은 얼마되지 않았다. 세번째는 국제자본의 역류현상이다. 94-96년에 자본시장을 개방한 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5개국에는 모두 2천2백억 달러의 자본이 유입됐다. 그러나 97년 아시아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하면서 순식간에 1천억달러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이제 금융시장의 중심이 특정도시가 아닌 가상도시(사이버 스페이스)로 자리를 옮겨졌다. 21세기를 맞아 한.일 양국도 기존의 주권국가 개념에서 탈피해 보다 긴밀한 경제.문화적 협력체를 모색해야 한다. 정부도 시장규제 역할에서 벗어나 사이버 자본주의 시대에 어울리는 역할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