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규 기자의 '정가 포커스'] 20일 전직 대통령 회동 눈길

김종필 총리 특유의 "선문답"으로 한가위 정가가 어수선하다. 김 총리가 자신의 주장을 바꿀때마다 사용해온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가 또다시 정가의 화제로 떠올랐다. 이해정파에 따라 견강부회식 해석이 제각각이다. "합당을 원하는 사람은 당을 떠나라"며 합당론에 강력히 반대해온 그가 이 한마디로 그 논쟁을 슬그머니 백지상태로 되돌려 놓았다. 얼마전 내각제 연내실시의 유보 결정을 내릴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합당 문제를 놓고 주초부터 여권내 묘한 난기류가 흐르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여권 신당추진위에 활동중인 당외 인사들은 부정적인 입장이 강하다. 때문에 김대중 대통령의 귀국후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높다. 김 대통령은 귀국 다음날인 19일 국민회의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한데 이어20일에는 자민련 의원들과 만찬을 갖는다. 물론 김 총리도 참석한다. 부부동반이란 점을 감안할때 이 자리에서 합당 논의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나 공감대 형성을 위한 자연스런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란 시각이 강하다. 김 대통령이 20일 정상외교 결과 보고 형식으로 1년여만에 전직 대통령들과 오찬을 함께 하는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미국과 유럽을 방문하고 19일 귀국한 이회창 총재는 당 장악 작업에 나설 것이다. 지난주 김영삼 전 대통령이 민주산악회 재건을 연기하고 한나라당 소속 민산간부등과의 만찬 계획을 취소하는 등 몸을 낮추고 있어 당내 입지가 상당히 좋아진게 사실이다. 그러나 신상우 국회부의장, 이기택 전 총재권한대행 등 당내 비주류 중진들이 공개적으로 이 총재의 당 운영 및 방미중 발언을 문제삼고 나서 순항을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관련, 조만간 이 총재가 김 전 대통령과 만나 총선 정국을 겨냥해 모종의 빅딜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돌고 있다. 국회는 20일 본회의를 열고 특별검사제 법안과 대법원장및 감사원장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처리한다. 한나라당은 물론 여권 일각에서도 이종남 감사원장 지명자에 대한 전력을 문제삼고 있어 비밀투표시 의외의 결과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주중반 이후 여의도 정가는 일단 "개점휴업" 상태에 빠져든다. 과천과 세종로 공무원들은 29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 준비로 추석 연휴를 사무실에서 보내야 할 처지나 의원들은 모두 지역구로 내려가 귀향 활동을 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