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화장품 '캐릭터 전쟁' .. 외국 화장품업체 독주

어린이용 화장품 시장을 둘러싼 토종캐릭터와 외국산 캐릭터의 한판 싸움이치열하다. "디즈니" "톰과 제리" 등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캐릭터를 앞세워 시장을 장악해온 외국 화장품업체의 아성에 국내업체들이 "용가리" "혼자서도 잘해요" 등 토종캐릭터를 잇달아 선보이며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이에 따라 캐릭터 싸움은 국내외 업체간의 셰어경쟁으로 번지며 연간7백50억원 규모의 어린이 화장품시장을 둘러싼 판로확보싸움이 뜨겁게 불붙고있다. 최근 이 싸움에 본격적인 불을 당긴 업체는 나드리화장품이다. 나드리는 영화계의 화제가 됐던 SF대작 용가리에서 캐릭터를 따온"용가리 베이비"로 어린이 화장품시장에서의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용가리베이비는 베이비 로션, 클렌저, 샴푸, 오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용가리 베이비는 어린이의 피부특성에 맞게 수분유지와 피부트러블 방지,피부보호에 중점을 둔 게 특징이다. 이 회사의 한정희 홍보팀장은 "어린이들에게 친근한 한국적 이미지의 캐릭터 용가리를 내세워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드리는 특히 캐릭터의 로열티가 한국영화 발전에 쓰여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나드리는 9~12월 4개월간 매출목표액을 30억원으로 잡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혼자서도 잘해요"라는 토종 캐릭터 브랜드로 꾸준한 인기를얻고 있다. 로션 썬크림 치약 비누 샴푸 등의 어린이 화장품과 목욕제품으로 구성된 이 브랜드는 어린이 TV프로그램 "혼자서도 잘해요"에 등장하는 용용이(공룡),삐약이(병아리), 늑돌이(늑대)를 캐릭터화했다. 외국산 캐릭터의 대표브랜드로는 한국존슨앤드존슨이 디즈니 캐릭터를 활용해 내놓은 "미키와 친구들"이 꼽히고 있다. 이 회사는 어린이용 화장품을 일찍부터 주력제품으로 삼고 판로개척에 앞장서 온데다 캐릭터도 높은 지명도를 갖고 있어 탄탄한 수요기반을 구축해 놓고 있다. 외국산 캐릭터로는 제일제당이 "텔레토비" 캐릭터를 이용한 어린이용 화장품및 생활용품을 곧 출시할 계획이어서 판매경쟁이 더 격화될 전망이다. 또 세제전문업체 무궁화가 "키즈케어", 보령메디앙스는 "스누피"의 캐릭터제품을 내놓고 있어 어린이화장품 시장의 판매경쟁은 캐릭터싸움에 달렸다는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어린이 화장품 시장은 연10%의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토종과 외국산 캐릭터간의 인기싸움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