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자사주 투자 '희비' .. 김 주택은행장 2억원 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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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들 사이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기 은행 주식을 샀지만 어떤 은행장은 2억이상의 평가이익을 내고 있는 반면 일부 은행장은 수천만원에 달하는 투자금액을 대부분 허공에 날린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은행경영이 좋아지고 나빠지느냐에 따라 은행장의 주머지도 부피가 달라지는것이다. 은행장들의 희비가 엇갈림은 물론이다. 어떻게 보면 스톡옵션(경영성과를 주식으로 받는 제도)이 이미 광범위하게 도입돼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은행장중에선 김정태 주택은행장과 이인호 신한은행장이 자사주를 사들여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김 행장은 작년 10월 주택은행 주식 1만주를 주당 4천원에 사들였다. 이것이 지금(21일 종가)은 주당 2만7천원을 넘고 있으니 2조3천억원 규모의 평가이익을 보고 있는 셈이다. 김 행장은 스톡옵션을 통해서도 수십억원의 이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야말로 "기쁨 두배"다. 이인호 행장은 BW(신주인수권부 사채)를 주는 독특한 유상증자 덕분에 약1억원의 평가이익을 내고 있다. 그는 작년 11월 유상증자 때 4천3백69주를 BW(1매당 10원)와 함께 2천1백88만원에 사들였다. 21일 현재 주식과 BW의 현재가치는 1억2천79만원. 이 금액이 앞으로 줄어들지 늘어날지 알수 없지만 추석을 맞는 기분은 꽤괜찮을 것 같다. 반면 한국은행 출신으로서 은행장에 오른 류시열 제일은행장과 신복영 서울은행장은 우울하기 그지 없다. 류 행장의 경우 제일은행장에 취임(97년 2월)하면서 약 4천만원어치의 주식을 샀는데 최근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 20만원밖에 건지지 못했다. 주식투자금액을 모두 날려 버린 것이다. 주식을 매입한 후 제일은행 주식에 대해 감자(자본금 감축)를 두번씩이나 실시했으니 휴지조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류 행장은 그래도 "허허허.." 하며 웃어넘기는 여유를 보인다. 신 행장도 3천3백만원을 투자했다가 1백70만원만 건졌다. 류 행장과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신 행장은 "은행경영을 잘 해보기 위해 혼자서 스톡옵션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라며 아쉬워한다. 이밖에 위성복 조흥은행장, 김경우 평화은행장도 아직 큰 재미를 못보고 있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은행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가를 올리면 된다. 김진만 한빛은행장 신동혁 한미은행장 등은 자기은행 주식을 사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