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갑범 교수가 쓰는 '헬스레터'] '새천년 건강을 위하여'

''건강''이 화두다. 오래 살수록, 튼튼해질수록 건강에 대한 욕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새천년''엔 단연 건강문제가 최고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국민들의 건강상태는 크게 좋아졌다. 덩치도 커지고 평균수명도 하루가 다르게 길어지고 있다. 생활수준이 나아지고 의료기술이 발전한 덕이다. 무엇보다 "잘 먹은"게 큰 도움이 됐다. 인간의 성장과 발육은 물론 신체 및 정신건강을 유지하는데 "영양"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결국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우리 몸의 상태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선진국형인 "영양과잉"과 함께 후진국형이라 할 수 있는 "영양결핍"이 상존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너무 많이 먹는가 하면 제대로 먹지 않아 이래저래 몸을 망가뜨리고 있다는사실이다. 우선 생활양식이 편리해 지고 과식할 일이 많아지면서 영양과잉으로 인한 환자가 급증추세다. 영양과잉은 단순히 살을 찌게 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만성퇴행성 질환(성인병)으로 이어진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실제로 사망원인의 변화가 이를 입증한다. 선진국처럼 심혈관질환과 악성종양이 각종 사고사와 함게 3대 사망원인이 돼 있다. 영양과잉이 되면 비만증을 포함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악성종양 등을 부른다. 더군다나 한국인의 영양과다는 외국인과는 또다른 심각성을 지닌다. 어렸을 때나 젊어서는 말랐던 사람이 중년이 돼 체중이 늘면서 주로 뱃속에살이 찐다는 점이다. 팔과 다리 등은 가냘프면서 배만 나온 중년들을 쉽사리 볼 수 있다. 이같은 "내장형 비만"이나 "복부비만"은 고인슐린혈증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혈증 등을 야기한다. 이것들은 복합적으로 작용해 동맥경화증을 일으켜 관상동맥질환(협심증 심근경색증)과 뇌혈관질환(중풍) 같은 무서운 합병증을 초래하게 된다. 이것을 "대사성 증후군"이라고 한다. 실제로 최근 국내의 40대이상의 성인에게서 외견상 뚱뚱하지 않은데도 당뇨병이나 고혈압 이상지혈증 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과음 과식과 운동부족에 따른 복부비만이 원인이다. 그런가하면 아직도 잘못된 식사습관이나 특정 영양소를 덜 섭취해 생기는 후진국형의 질병도 상존하고 있다. 영양과다와는 반대현상인 영양불량이다. 국내에서 상부 위장질환과 간질환 폐결핵 저체중 등의 후진국형 질환이 여전한 것도 그래서다. 여전히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고 짜고 매운 자극성 식품을 많이 먹는 탓으로보인다. 통계청의 보고를 보면 작년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중 우리나라의호흡기 결핵사망률이 최고수준이었다. 10만명당 남자 10.4명, 여자 3.8명으로 나타났다. 영양과 관련된 선.후진국형 질병이 공존하며 이중부담을 주고 있는 현상은여전히 "먹는 것"이 문제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건강증진과 질병예방 노화방지를 위해 한국인에 맞는 적절한 식생활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지나친 서구식 식생활을 피해야 하지만 채식 편향도 경계해야 한다. 적절하게 단백질을 섭취하고 과음과 흡연을 금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여기에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복잡한 사회생활과 생존경쟁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푼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 [ 매주 토요일자 게재 ] 한국경제신문은 건강에 관한 국민들의 관심과 정보 욕구가 급증하는데 맞추어 매주 토요일자(1면)에 "헬스레터"를 싣습니다. 독자 여러분에게 건강을 지키면서 활기찬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할것입니다. 내분비계 질환 치료의 권위자이자 대통령 주치의를 맡고 있는 허갑범 연세대교수가 집필합니다. 37년 경기도 안성 출생 64년 연세대 의대 졸업 75~76년 프랑스 몽뻬리에 의대 당뇨병 센터 연수 94~96년 연세대 의대 학장 97년 분쉬 의학상 수상 대한영양의학회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