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면톱] 실물따로...지표따라...'착시' 심각..삼성경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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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경기는 반도체 특수 등으로 인한 "착시현상"으로 실제보다 과대평가된것으로 지적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6일 "최근 경기동향과 지표의 착시현상"이라는 보고서를통해 한국경제는 당면한 금융시장문제 외에도 수입급증으로 인한 흑자감소,고유가 등 물가불안증폭, 미흡한 설비투자, 소득이 뒷받침되지 않는 급격한소비증가 등 4대 불안요인을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이런 상황에서 긴축정책은 시기상조"라며 금융시장안정이 최우선 과제이고 기업의 투자마인드를 회복시키기 위한 유연한 정책들이 뒤따라야 한다고 진단했다. 착시현상으로 실상을 반영 못하는 지표 =지난 상반기 반도체산업의 성장기여도(3.0%포인트)를 제외하면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4.3%에 지나지 않는다. 재고조정도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요인중 하나다. 이런 착시요인들로 인해 경제지표들은 경제내면을 반영하는데 문제가 많다. 지난 상반기 7.3%의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국내총생산(GDP)의 절대규모를 따지면 97년(2백1조원)에 비해 올해(2백4조원) 한국경제는 1.4% 성장했을뿐이다. 지난 8월 실업률은 5.6%를 기록, 회복되는 모습이었지만 OECD 기준을 적용하면 6.2%에 달한다. 실업률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구직포기자를 합치면 실업률은 8.3%. 9%대로 내려간 금리에도 왜곡이 있다. 지표상 회사채 수익률은 우량회사채 수익률 기준이다. 이들 대표등급(A+) 회사채 비중은 전체의 7%에 불과하다. 더욱이 대우사태 이후 회사채 거래량 자체가 줄어들어 우량기업 회사채의 일회성 대량거래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공식지표만 보고 채권시장의 실상을 제대로 알수 없다. 기업들도 올들어 경상이익이 크게 좋아졌다고 하지만 인력감축 자산매각 자산재평가차익 등 일회성 특별이익이 발생한 탓이 크다. 상반기 영업이익을 따져 보면 지난해보다 오히려 16.1% 줄었다. 취약한 경상수지 구조 =지난 8월까지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백14억5천만달러 감소했다. 지난 6월 이후 수입증가율이 30%를 넘었다. 이로 인해 지난 8월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인 14억1천만달러에 그쳤고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산업용전자 등 3대 품목에 수출이 집중돼 있는 것도 문제다. 이런 추세가 심화될 경우 외채상환등 내년이후 대외경제운용에서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소비증가 =지난 상반기 민간소비증가율(7.6%)은 지난해 극도로 위축된 소비심리에 대한 반등으로 GDP 성장률(7.3%)을 상회했다. 이런 반등효과는 그러나 멀지않아 한계에 달할 것이다. 소득불균형도 소비를 위축시킨다. 소득수준 상위 20% 계층의 소득이 하위 20% 계층 소득의 5.4배에 달해 외환위기 이전(4.5배)보다 크게 늘었다. 소득의 양극화가 심해지면 지속적인 소비확대는 힘들다. 절대규모에서 부족한 설비투자 =향후 설비투자 수준을 가늠케 하는 국내기계수주 증가율이 지난 7월 이후 둔화되고 있다. 4.4분기 업계의 설비투자 계획 조사에서도 3.4분기에 비해 줄거나(산업은행)보합수준을 유지(한국은행)했다. 높은 투자증가율에도 불구하고 절대규모로 따지면 94년 수준에도 못미친 상태다. 기술도입도 줄어들고 있다. 쌓이는 물가불안 요인 =지표상 올해 소비자물가는 1% 미만의 안정세를 띠고 있지만 서민이 자주 소비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한 생활물가 상승률은 3%에 달한다. 월 1회 이상 구입하는 품목을 위주로 집계한 물가상승률은 5.6%나 된다. 원유가 급등과 엔고는 수입물가를 상승시키고 국내 물가도 계속 압박하고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