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7일자) BSI가 5년만의 최고치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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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소비자들의 체감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니 다행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10월중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기준 100)는 5년만의 최고치인 130을 기록했고, 한국은행이 조사한 3.4분기 소비자동향지수(CSI)도 3년만에 처음으로 100을 넘어 102를 나타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지표상의 경제성장률은 높은 것으로 집계됐지만 국민들이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가 냉랭했던데 비하면 큰 변화가 아닐수 없다. 그러나 이같은 조사결과를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물론 반겨야 할 일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앞으로의 경제전망을 낙관해도 좋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본래 실사지수란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작성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소비자들의 느낌을 토대로 산출하는 것이다. 다분히 기대감이 섞여있게 마련이고, 현실보다 훨씬 낙관적인 결과가 나오는게 일반적이라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실물부문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대우사태로 빚어진 금융부문의 불안이 좀처럼해결의 실마리를 찾지못하고 있는 것은 경제회복의 순항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자칫 잘못되면 오히려 실물경제를 위기상황으로 몰고갈 우려가 있다는 점은 경기를 판단하는데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등락을 보이는 등 각종 금융지표들이 불안한 양상을 나타내는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거시경제지표를 분석해보더라도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 3.4분기중 경제성장률이 10%에 이를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 수치 자체가 전년도의 마이너스 성장에 대비한 실적이어서 통계적인 착시현상이 있는데다 반도체등 특정업종의 호황이 주도하는 형국이기 때문에 전산업이 기조적인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특히 설비투자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장기 안정성장의 애로요인이 아닐수 없다. 해외경제여건은 어떤가. 엔고현상으로 수출증대가 기대되긴 하지만 원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 상승과 외국의 대한 수입규제 강화등은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다. 한마디로 대내외 경제여건은 우리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게 전개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경기지표의 호전에 만족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말까지 남은 3개월은 우리경제의 지속성장 여부를 가름하는 고비다. 그 결과는 얼마나 신속하고 철저한 정책대응이 이뤄지느냐에 달려있다. 특히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결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