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오르자 유가 하락 .. 국제투기자금 이동

금값이 상승하자 원유가가 하락하고 있다. 유가가 단기간에 많이 올랐다고 판단한 국제투기자금들이 투자선을 금으로 돌리는 사례가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 금값은 5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10월 인도물이 전날보다 온스당 8달러 오른 3백24.40달러를 기록했다. 전날에도 온스당 12달러가 넘는 오름폭을 보였었다. 현재 수준은 97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최근 국제 금값 오름세는 지난달 26일 유럽의 15개 중앙은행들이 금 매각을 자제키로 하면서 촉발됐다.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회원국들이 "감산합의를 내년 3월말까지 지킨다"고 다시 강조한 후 한때 배럴당 25달러(WTI기준)를 넘어섰던 국제유가는 5일 현재 23달러대로 밀려났다. 이날 뉴욕시장의 서부텍사스중질유(WTI) 11월 인도물은 배럴당 31센트 하락한 23.45달러에 마감됐다. 이와 관련, 월 스트리트 저널은 6일 사우디 등 주요국 석유장관들이 11월들어 원유증산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금값과 원유값이 이처럼 대조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고수익을 노리는 국제투기자금의 움직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연초에 비해 이미 2.5배 수준으로 가격이 급등한 원유에 비하면 이제 막 바닥권을 벗어나기 시작한 금값은 아직도 추가상승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시장에서는 원유가는 배럴당 20~25달러선의 박스권을 형성할 공산이 큰 반면금값은 온스당 3백50달러선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많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