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면톱] 국제유가 한풀 꺾였다 .. 22달러대로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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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갑자기 약세 분위기로 바뀌었다. 지난 1주일간 국제유가는 거의 매일 떨어졌다. 산유국들의 증산 움직임 때문이다. 지난달말 배럴당 25달러선까지 치솟았던 유가는 지금 22달러대로 내려와 있다. 1주일사이에 약 3달러(12%)나 급락했다. 전문가들의 당초 예상과는 반대상황이다. 지금까지는 내년초까지 유가가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7일 뉴욕시장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11월물은 배럴(약1백60리터)당22.45달러에서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82센트 떨어졌다. 올들어 가장 높았던 배럴당 25.12달러(9월30일)에 비해 2.67달러나 급락했다. 한국의 원유수입량중 70%를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의 대표인 두바이유(현물)도 전날보다 81센트 하락한 21.34달러에 머물렀다. 지난달말의 배럴당 23.16달러를 꼭지점으로 약 2달러가 떨어졌다. 그러나 이 유가는 올 연초에 비해 여전히 2배 수준이다. 이달들어 내림세라고는 하나 아직은 "고유가"다. 하락배경 =일부 산유국들이 소폭이지만 생산을 늘리고 있는 게 최대 요인이다.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하루평균 산유량은 2천6백17만배럴에 달했다. 약속한 쿼터(하루 2천6백만배럴)보다 17만배럴 더 많았다. 이라크가 9만배럴, 사우디아라비아및 나이지리아가 각각 4만배럴씩 더 생산했다. 11개 OPEC국가중 3국이 합의를 위반한 것이다. 합의 위반량은 얼마 안되나 시장에서는 OPEC합의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회원국이 소량이지만 쿼터를 위반, 생산을 더 늘렸다는 사실은 다른 회원국들도 증산에 나설수 있다는 것을 강력히 예고하기 때문이다. OPEC의 과거 고질적인 쿼터위반 (cheating, 산유량 속이기) 병폐가 재연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증산예상으로 투기업자들의 원유선취매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국제1차상품투자 전문업체인 오펜하이머펀드는 "투기업자들이 이달 들어 시장을 떠나고 있다"며 원유선물을 미리 확보해 두려는 사람들이 당분간 급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함께 오는 11월 사우디 리야드에서 사우디 멕시코 베네수엘라 3국의 석유장관들이 만나기로 한 것도 유가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3국이 "유가인상이 아닌" 유가안정화 방안을 협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전망 =대다수 전문가들은 아직 시장에 유가강세요인이 남아있다고 지적한다. 성수기인 겨울철이 다가오고 세계 산유량보다 소비량이 많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수요는 하루 7천6백90만배럴이나 산유량은 7천2백만배럴에 불과하다. 5백만배럴의 격차는 재고물량으로 메워지고 있다. 이 5백만배럴은 산유국들이 합의해 지키고 있는 감산규모이기도 하다. 따라서 9월의 하루 17만배럴의 증산으로는 실제 수급상황에 거의 영향이 없다. 단지 OPEC내에 쿼터위반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게 시장에 심리적인 영향을 미쳐 유가가 최근 빠졌다고 보는 게 정확한 진단이다. 때문에 앞으로 산유국들이 대대적인 증산에 나서지 않는 한 유가가 계속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일단 증산움직임이 일고 있는 까닭에 당초 우려했던 배럴당 30달러의 고유가시대도 전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WTI 기준)가 내년초까지 대략 배럴당 20~26달러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