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플라자] 통신업계, IMT-2000 '합종연횡'

차세대 영상 이동통신서비스인 IMT-2000의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기업들의 짝짓기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2000년말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벌써부터 관련 업체들끼리 제휴, 컨소시엄을구성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IMT-2000은 기존의 모든 통신서비스를 통합한 이동통신의 완결판으로 시장판도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잠재력을 갖고 있다. 사업권을 획득하는 업체가 21세기 통신산업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 이 때문에 IMT-2000 사업자 선정과정에서는 지난 96년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 허가 때보다 훨씬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이 사업의 티켓은 3장 정도로 한정될 것이 유력하다. 이미 대규모 유.무선 통신서비스 사업자는 물론 통신장비제조업체 무선호출사업자 주파수공용통신(TRS)업체 등 "통신"과 관련된 기업들은 너나할 것 없이 모두 IMT-2000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전력투구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짝짓기는 어떻게 =우선 기존 통신시장의 강자를 중심으로 연합전선이 구축될 전망이다. 현재 한국통신, LG텔레콤 등 LG그룹, SK텔레콤 등 3강이 가장 강력한 후보다. 한국통신은 국내 기간망을 장악하고 있는 최대의 통신사업자다. 한국통신은 계열 PCS사업자인 한국통신프리텔과 제휴해 IMT-2000 사업자 선정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통신은 독자적으로 IMT-2000 사업권을 확보해 직접 무선통신사업을 벌인다는 방안도 갖고 있다. LG텔레콤과 LG정보통신 등 무선사업자와 장비업체를 모두 보유한 LG는 데이콤을 인수하게 돼있어 또 다른 통신강자로 부상했다. IMT-2000 사업자 선정을 겨냥한 LG텔레콤-LG정보통신-데이콤의 연합전선 구축이 분명하다. 현재 이동전화시장에서 독보적인 SK텔레콤은 IMT-2000사업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있다. SK는 이에따라 해외 거대 통신사업자와 제휴해 IMT-2000에 참여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미 영국의 보다폰 등과 제휴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IMT-2000 시스템및 단말기 개발에 1백여개 제조업체들을 끌어들여 IMT-2000 사업에 함께 도전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또다른 짝짓기 시나리오 =이들 3강체제에 맞서기 위한 다른 판짜기도 이뤄지고 있다. 가장 먼저 깃발을 든 곳은 하나로통신 온세통신 서울이동통신 아남텔레콤 등 15개 군소 통신업체들.이들은 지난 7일 IMT-2000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그랜드 컨소시엄"을 전격 구성했다. 업계는 이들이 연합한 것은 "IMT-2000 사업자 선정에서 가산점을 받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여기에 변수로 등장하고 있는 곳이 신세기통신과 한솔PCS다. 신세기는 당초 하나로통신및 데이콤과 제휴를 맺고 단일 컨소시엄으로 참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데이콤의 경영권이 LG로 넘어갈 예정인데다 하나로통신은 이번 15사 연합컨소시엄을 주도하면서 3개사간 제휴는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신세기가 이번 연합컨소시엄에 합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신세기 관계자는 "데이콤과 제휴를 지속하거나 연합컨소시엄에 동참하는 방안 모두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솔PCS는 삼성전자와 제휴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과 현대가 최대 변수 =삼성과 현대는 아직 표면에 나서지 않고 있으나 어떤 형태로든 IMT-2000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들 두 그룹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사업권 향배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는 이미 하나로통신과 온세통신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IMT-2000 경쟁에 뛰어들었다. 온세통신의 최대주주(우호지분포함 25.18%),하나로통신의 대주주(7.03%)기 때문이다. 삼성은 최대의 장비업체인 삼성전자를 갖고 있는 강점이 있다. 이번 기회에 IMT-2000사업에 도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한솔PCS 인수설, 신세기통신 인수설이 나돈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PCS사업자 한두 곳을 인수해 IMT-2000 사업자 선정에 참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