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의 현장] (18) (살고싶은 집) '일산 장항 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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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 환건축사사무소 규모 : 건축면적-33평, 연면적-73평 대지면적-70평, 지하1층 지상2층 위치 :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822 준공 : 1998.3 구조 : 철근콘크리트 벽식구조 ----------------------------------------------------------------------- 일산의 단독주택들엔 담장이 없다. 담장을 못 쌓게 한 일산의 건축조례 때문이다. 건물외벽이 이웃집과의 경계이자 담이다. 길에서 바로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거주하는 사람도 편하고 방문객도 기분이 좋다. "일산장항822"는 집의 위치와 번지수를 따서 이름을 지은 단독주택이다. 이 집에도 담장이 없다. 담장이 없어도 사생활은 잘 보호된다. 이웃과의 교감도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은 물론이다. 겉모습에선 산뜻하고 깔끔한 전원주택의 이미지가 물씬 풍긴다. 주황색 치장벽돌로 마감한 곡선형의 주출입구도 깔끔하다. 이 집은 밖으로 외벽을 과감히 개방한게 가장 큰 특징이다. 열린 외벽은 불투명 가리개와 유리로 막았다. 내부에서는 밖이 보이지만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가리개가 없는 곳에는 마당에 조경수를 심어 밖에서 집안이 보이지않게 했다. 이같은 아이디어로 사생활침해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해결했다. 주 출입구를 따라들어가면 아담한 석조조형물이 보인다. 그 안에서는 금붕어가 노닌다. 생활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고 자연과의 교감이 느껴진다. 거실 식당 안방 등 공용공간은 1층에 배치했다. 식구들이 주로 1층에서 공동생활을 한다는 점을 감안한 배려다. 지하에는 서재를 들였다. 서재에서는 창문을 통해 밖의 경사진 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집 계단은 실내외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게 설계됐다. 계단에서도 정원과 마당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계단폭도 높이에 따라 변화를 줬다. 2층에는 정적공간인 침실이 있다. 침실 창문은 천정쪽으로 배치해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침실서 밤하늘의 별빛까지 구경할 수 있다. 비오는 날엔 처마홈통을 통해 흘러내리는 빗물을 감상할 수 있는 즐거움도 있다. 평당건축비는 4백20만원정도 들었다. 일반건축비에 조경비까지 포함된 금액이다. "일산장항822"는 담없는 집도 이렇게 멋있게 지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