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전망] (뉴스메이커) 손병두 <전경련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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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이 더 바빠졌다. 김우중 회장의 전경련 회장직 사퇴로 후임 인선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떠맡았기 때문이다. 그는 1년째 막후에서 빅딜을 중재하고 있다. 최근 들어 재계 입장이 정책에 적절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정.관계 인사를 잇따라 만나고 있다. 이렇게 바쁜 와중에 후임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재계의 의견 수렴에 나서야 한다. 손 부회장은 14일 열리는 회장단 회의에 앞서 서둘러 재계 의견 조율에 나설 계획이다. 손 부회장으로서는 전경련 회장 후임자를 찾는게 여간 부담스러운게 아니다. 재계의 재신임에도 불구하고 김 회장이 전격 사퇴한데다 선뜻 재계 수장을 맡겠다는 인사도 없다. 그만큼 재계 의견을 한 곳으로 모으기 어려운 상황이다. 재계의 심부름꾼으로서 그동안 온갖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은 그였지만 이번 일은 걱정이 앞선다고 한다. 새 회장 인선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생길 수도 있다. 전경련 상근 부회장으로 그는 재계 화합을 가장 중시해왔다. 그래도 재계는 손 부회장이 한번 더 수완을 발휘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손 부회장은 그동안 난마처럼 복잡하게 얽힌 재계 현안을 합리적으로 풀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간 이해가 크게 엇갈리는 빅딜도 대부분 성사시켰다. 물론 불만을 살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빅딜협상이 진통을 겪을 때마다 손 부회장은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손 부회장은 재계에서 왕발로 통한다. 주요 그룹 총수뿐 아니라 각계 인사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다. 특히 총수들의 생각을 누구보다 잘 읽는다. 손 부회장이 "재계의 입"이 돼 때론 정부 고위 관료와 언쟁을 벌이는 것도 총수들의 말못할 속사정을 대변한 것이다. 당분간 전경련 회장 업무까지 대행해야 하는 손 부회장의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