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5주년] 신금융업 : 보험산업의 미래..보험강국 꿈꿔

금융권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안정적이라는 보험업계도 퇴출매각 등 구조조정의 풍파를 비켜가지 못했다. 은행 종금 등 다른 금융권에 비해 덜했을 뿐이다. 보험업계는 그러나 내년부터는 수입보험료기준으로 연평균 30%이상 급성장하고 자산규모로 세계6위를 자랑하는 국내보험시장을 기반으로 재도약을꿈꾼다 구조조정이 바꾼 보험업계 구도 =외환위기 이후 부실규모는 보험사의 생사를 갈랐다. 국제 BYC 고려 태양 등 4개 생보사는 퇴출됐다. 한국 대한보증보험은 합쳐 서울보증보험으로 변신했다. 보험사수는 50개에서 45개로 줄었다. 이밖에 국유화된 대한생명을 비롯 조선 국민 태평양 한덕 한국 두원 동아생명 등 7개사는 경영정상화이행계획을, 한일 신한 한성 대신 동양 SK 금호 등 7개 생보사와 해동 동부화재 등 2개 손보사는 경영정상화이행각서를 제출하고 자구노력을 해야 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오는 2010년 이후엔 현재의 29개 생보사 중 15~20개 정도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보사들도 격변의 회오리를 피하기 어렵다. 구조조정이후의 과제 =감독당국으로부터 경영정상화 요구를 받은 보험사들은 일단 부족한 자본을 확충하면 고비를 넘길 수 있다. "영생"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우량보험사라고 자처하는 곳도 마찬가지다. 시장, 바로 "보이지 않는 손"과의 싸움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시장은 급변한다. 외국보험사들이 선진기법을 속속 선보인다. 요율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토종보험사들은 전산망구축 등 인프라조차 갖추지 못한 실정이다. 보험상품의 판매채널도 다양하지 않다. 29만여명에 달하는 모집인의 66%이상이 경력 2년 미만이다. 그만큼 전문성이 떨어진다. 보장성보험보다 저축성보험이 많은 기형적 구조도 문제다. 보험강국을 꿈꾼다 =국내보험시장은 기본적으로 장래가 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최근 성장세가 둔화됐으나 아직 선진국에 비해 가구당 보험가입률이 낮아 잠재력은 크기 때문이다. 가구당 생명보험가입률은 일본 93.0%(97년), 미국 78.0%(95년). 한국은 이보다 낮은 73.7%(97년)다. 삼성생명금융연구소는 98년 이후 2년째 마이너스성장을 하던 보험시장이 내년에는 5.2% 플러스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21세기를 눈앞에 둔 국내보험사들의 화두는 차별화 개방화 대형화 투명화다. 이 변화의 원동력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이다. 보험사들은 판매채널을 다양화하고 있다. 신상품 판매를 위해 재무설계사와 남성모집인에 눈을 돌리는 것도 큰 변화다. 더이상 모집인에만 의존하지 않으려는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많은 보험사들이 TM(전화마케팅) DM(다이렉트메일) CM(사이버마케팅:인터넷PC통신을 이용한 판매) 등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방카슈랑스는 또다른 대세다. 법적으로 제약이 있지만 동양생명 등 일부 보험사가 은행과 손잡고 보험상품을 은행을 통해 파는 제휴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다른 금융권과의 격돌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퇴직연금시장을 둘러싼 은행 투신권과 무한경쟁이 예고돼 있다. 우체국 등의 유사보험사와의 싸움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보험사에도 파란눈의 외국인이 상륙했다. 기존합작사 외국사외에 알리안츠보험그룹이 제일생명을 인수했고 미국하트포드가 금호생명과 합작했다. 속이 들여다보이는 "투명경영"도 강조된다. 논란이 많아 10년째 못했던 생보사의 상장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삼성 교보생명은 우여곡절을 겪겠지만 늦어도 2001년 1월말까지는 상장이 이뤄질 전망이다. 또 대형사는 사외이사를 의무적으로 뽑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생보사의 경영은 소액주주와 사외이사의 견제와 감시아래 놓이게 된다. 두 대형 생보사의 상장은 그 자체가 경쟁력을 강화시켜 중장기적으로 생보업계의 판도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