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5주년] 신주거문화 : 소비자에게 맡긴다..'DIY 주택'

DIY(Do It Yourself)주택을 아십니까. 일반인들이 손수 집을 짓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축사나 화원 등 비교적 간단한 시설 뿐만 아니라 주택도 직접 짓는 사람들이많다. 시공이 간편한 자재가 시중에 많이 나와 있고 다양한 평형의 조립식주택들이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DIY개념이 처음 도입된 분야는 조립식 목조주택이다. 조립식 목조주택은 짓기가 쉽고 공사기간이 짧다는게 장점이다. 대량생산된 조립용 목재를 사용하면 10평안팎의 주택을 며칠안에 건립할 수 있다. 직장인들이 휴가기간 등을 이용해서 짓는 경우도 있다. 전기배선이나 상.하수도 등을 제외하곤 기초공사가 따로 필요없다. 조립용 목재는 국내에 도입되면서 공원이나 관광지의 방갈로로 처음 선보였으나 지금은 단독주택의 별채나 공부방, 소규모 별장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되는 추세다. 목조 DIY주택이 확산되는 또 다른 이유는 가격이 싸다는 것이다. 대량생산되는 재료를 쓰는 만큼 10평이하의 제품은 5백만~1천만원이면 충분하다. 6~7평형 목조주택의 경우 두사람이 하루나 이틀정도면 내부치장까지 끝낼 수있다. 최근에는 이동식 주택들도 나온다. 크기에 맞는 트럭이나 트레일러만 있으면 고정된 상태에서 이동할 수 있어 레저생활에 이용하기 적합하다. 일정기간 폐쇄할 경우에도 쉽게 분해가 가능해 관리하기 편하다는 게 장점이다. 규모가 큰 전원주택은 동호인들이 함께 짓는 경우가 많다. 여럿이 할 수 있어 대규모자재를 쓰는데도 불편함을 덜 수 있다. 자재 매입과정부터 현장관리, 각종 인허가 절차 등 신경쓰이는 사항들은 분담해 일괄적으로 처리하면 된다. 다양한 경험을 함께 나누면서 건축노하우를 습득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개중에는 아예 전원주택 전문건설업자로 나서기도 한다. 목조주택과 달리 일반 주택은 직접 짓기 힘든 분야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반주택도 DIY바람을 타고 있다. 일반인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자재들이 생산되기 때문이다. 걸림돌이 되는 부분은 벽체공사다. 그러나 이 경우 벽체자재인 사이딩이 도입되면서 비교적 큰 규모의 주택도 쉽게 지을 수 있게 됐다. 벽돌이나 시멘트대신 널빤지를 이어 붙인 형태인 사이딩은 미국 등 서구에서대부분 주택의 벽체로 쓰인다. 시공이 간편하고 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단층주택의 외벽은 나무재질의 우드사이딩이나 비닐 알루미늄 스틸 시멘트사이딩 등 여러 종류가 나와 있어 취향에 맞춰 고를 수 있다. 벽체외에 번거로운 부분 중 하나가 욕실이나 화장실 주방 등이다. 최근에는 조립식 욕실이나 일체형주방이 개발되면서 쉽게 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제품의 경우 취향에 맞춰 액세서리나 부품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설계도 더 이상 건축가의 몫이 아니다. 컴퓨터를 이용해 집 설계를 직접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설계에 대해 잘 몰라도 주택작품집이나 관련잡지 인터넷 등을 뒤져보면 취향에 맞는 집의 유형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설계도면과 사진이 자세히 실려 있어 초보자도 많이 시도한다. 가족이나 자신의 생활스타일을 고려해 공간을 그려본 후 건축사의 자문을 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