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지식기반 경제 .. 오미영 <영인터미디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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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영 투자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사업 등에 자금을 댐. 투기 =확신도 없이 큰 이익을 노리고 무슨 짓을 함. 또는 그러한 행위. 국어사전이 설명하는 투자와 투기에 대한 정의다. 새삼스레 사전적 정의까지 들춰 본 이유는 차이점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관념적일 뿐 실생활에선 제대로 분간을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듯해서다. 가령 내 경우 적은 액수이나마 두세번의 주식투자 실패 경험이 있다. 사전적 정의에 따라 판단해보니 투자라기보다 투기에 가까웠다는 진단을 내리게 된다. 확신도 없으면서 내심 큰 이익을 기대하곤 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아마추어 투자자들은 본의아니게 투기꾼이 될 수도 있다는 가슴 철렁한 얘기가 된다. 투자와 관련해 심각히 생각하게 된 최근의 계기는 다름 아닌 인터넷창업 붐이다. 모든 길은 인터넷으로 통하듯 요즘 창업을 꿈꾸는 사람 가운데 열에 아홉은 인터넷관련 비즈니스를 얘기한다. 내게도 관심 분야기에 그만큼 민감하게 받아 들여지는 측면을 감안하고도 가히 "열풍"이라 부를 만하다. 창업에 어려움이 없을 리 없겠지만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일 또한 비교적 순탄하게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보았다. 그렇다면 다시 사전적 정의를 생각해 본다. 투자든 투기든 목적이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일진대 기왕이면 큰 이익을 원하는 것은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터이고, 문제가 되는 것은 누가 해당 비즈니스에 "확신"을 갖고 있는가 하는 것일 게다. 그런데 비즈니스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에 대한 위험요소를 지니고 있는 것이기에 1백% 확신을 갖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이에 대한 시원한 해답은 없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하다보니 "확신이란 다름 아닌 지식"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아무리 보아도 정확히 아는 일만큼 확신을 안겨주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요즘 너나 할 것 없이 목청 높여 얘기하는 지식기반 경제를 이런 측면으로 이해해 보면 어떨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