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네티즌 : (사이버 문화) 동성애 "당당히 표현한다"

최근 서울대에서 동성애 동아리 "마음 006"이 정식동아리로 등록돼 화제를 모았다.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에 음지로 숨어들기만 하던 동성애자들이 당당히 그 모습을 공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을 밝은 세상으로 이끌어낸 것은 바로 사이버 세계. 지난 96년 PC통신에 동성애자 동호회들이 속속 개설되면서부터다. 현재도 PC통신과 인터넷 등은 동성애자들이 서로 만나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는 주활동무대가 되고 있다. 사이버 공간은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기회의 땅"이다. PC통신 동호회 중심으로 뭉친다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 등 4대 PC통신에 개설된 동성애동호회 참가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3월만해도 이들 동호회 회원은 모두 1천여명이었으나 지난 9월말 현재 5천여명으로 최근 1년6개월새 5배가량 증가했다. PC통신 동호회들이 동성애자인권운동협의회(동인협)라는 단체를 만들고 각종인권운동을 벌이는 등 괄목할만한 활동을 보이자 이에 참여하는 동성애자들이늘고 있는 것이다. 천리안의 동성애모임 "퀴어넷"(go society.4)은 지난 95년 11월 개설됐다. PC통신에서는 가장 먼저 만들어졌다. 지난 98년 9월 정식동호회로 재출범했다. 현재 회원수는 1천8백여명이며 한달 이용시간이 1만5천시간에 이른다. 소모임의 경우 월1회 정기모임을 갖고 있으며 전체모임은 1년에 2회정도 갖는다. 연령층은 20~30대가 대부분이며 미성년자들은 가입할 수 없다. 지난 96년 2월 개설된 하이텔의 "또 하나의 사랑"은 현재 회원수가 약 2천명에 이른다. 지난 98년 4월 정식동호회로 승격됐다. 영화소모임 "해피투게더", 영남권소모임 "마카다", 30~40대소모임 "모래시계", 소주사랑소모임 "쏘사모", 음악소모임 "피버" 등이 결성돼 있다. 하이텔이 자체적으로 선정하는 "활동성이 뛰어난 동호회"에 뽑히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나우누리에는 96년 1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레인보우"라는 동성애자 모임이 있다. 회원수는 1천여명. 이용시간도 나우누리 동호회 전체 중 10위안에 들 정도로 규모나 이용률면에서 "잘 나가는" 동호회에 속한다. 이들 동호회는 동성애자 인권회복과 새로운 동성애자 문화 창조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이들 3개 동호회는 연합행사를 갖고 동성애자의 인권신장에 관한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유니텔의 "거아사"(거치른 세상의 아름다운 사람들)는 회원자격요건이 엄격하다. 철저한 회원관리를 통해 동성애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만 가입시킨다. 회원수는 1백50여명으로 다른 동호회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그만큼 결속력이강하고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벌이고 있다. "레인보우"의 시삽을 맡고 있는 K(31)씨는 "활동초기보다는 다소 나아졌지만일반인들의 시각은 여전히 따갑다"며 "이성애자들과 동성애자들이 사이버공간을 통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동성애 관련 인터넷사이트 늘어난다 =동성애 문화를 다루거나 동성애자를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국내 사이트들이 많아졌다. 현재 40여개의 사이트들이 활동중이다. "버디"(www.buddy79.com)는 대표적인 동성애전문 웹진. 지난해 4대 PC통신 동호회가 연합해 "버디"후원기금 마련 행사를 벌였을만큼동성애 네티즌의 지지를 받고 있다. 동성애 관련 단편 수필 시등 각종 창작글을 모아 놓은 "블루디스"(blue.djnet.co.kr)와 한국 동성애자를 위한 정보방인 "강아지방"(members.xoom.com/doggyroom)도 인기를 끌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