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난 대우 워크아웃 '밑그림'] 경영진 물갈이 예고

김우중 대우 회장의 거취가 관심을 끌고 있다. 대우계열사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플랜이 확정되면 11월중 퇴진할 것이라는 정부 관계자의 발언이 자진사퇴의 가능성을 읽게 한다. 정부와 채권단은 28일 워크아웃 계획확정 뒤 김 회장 등 대우경영진에 대한 인적청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관계자는 말했다. 금감위는 "아직 김 회장에게 사표를 요구할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지만 퇴진이 임박했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특히 채권단 관계자는 "김 회장이 스스로 물러나길 기대했으나 용퇴하지 않으면 강제로 퇴진시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주변에선 김회장 퇴진시 대우 핵심인사 4~5명과 함께 사법처리될 것이란 관측이 흘러 나오면서 구체적인 명단까지 나돌고 있다. 계열사들의 막대한 부실과 분식결산이 드러난데다 금융기관에 손실을 끼쳐결국 공적자금(국민혈세)을 넣는데 대한 책임추궁이 불가피하다는게 이유다. 이와관련 이헌재 금감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는 책임소재를 규명할 것은 규명하며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도덕적해이나 불법행위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일의 선후경중(선후경중)이 있어 우선 급한 일(대우 워크아웃확정)부터 해결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해 물갈이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금감위 관계자는 "실사과정에서 대우 임직원들의 비협조나 은폐행위에 대한책임도 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 관계사인 한국종금 사장을 지냈던 오호근 기업구조조정위원장도 "김 회장과 9월초에 단둘이 만나 전경련 회장 등 자리를 다 내놓고 백의종군할 것을 선언하라고 얘기했는데 나중엔 다른 소리가 들리더라"고 털어놓았다. 오 위원장은 김 회장의 장기 해외체류에 대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채권단 주도로 대우계열사의 새 경영진을 짜면 기존 경영진의 대대적인 물갈이가 단행될 전망이다. 고위 임원들은 대부분 옷을 벗게된다. 그러나 채권단은 효율적인 워크아웃 진행을 위해선 상당수 하위임원들이 그대로 남아 새 경영진을 도와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김 회장과 만나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던 이근영 산업은행 총재는 "김 회장과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산업은행 관계자가 전했다. 산업은행측은 김 회장에 대한 퇴진요구는 추후 채권단협의회에서 공식결론이 나온 뒤에야 할 수 있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