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브랜드] 패션 근대사 : '너희는 그 심벌을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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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브랜드 불가리 숍에 가면 문 입구에서 거대한 금색의 "BVLGARI" 로고를만날 수 있다. 브랜드가 처음 출발할때는 V가 아닌 U였으나 창업자의 고향인 그리스 문자의 전통을 따 V자로 바꾼 것이다. 또 보석 안쪽에 찍는 불가리만의 독특한 인장들이 있다. 진한 고동색 바탕에 반복되는 꽃과 별 문양, 그리고 루이비통의 머리글자인LV가 겹쳐 있는 모노그램 캔버스는 루이비통의 영원한 상징이다. 1850년대 루이비통의 커다란 여행용 트렁크는 대단한 인기를 끌었고 모조품이 유행하게 되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트렁크에 그레이 트리아농, 빨간스트라이프 무늬, 격자무늬를 넣었다. 이것이 발전해 모노그램 캔버스가 태어나게 됐다. 패션사에서 차지하는 위치 만큼이나 샤넬을 상징하는 심벌들도 많다. 체인, 단추, 누빈 백, 카멜리아, 두가지 톤의 구두 그리고 인조보석을 보면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샤넬을 떠올린다. 이중 체인은 "독립적인 존재이기를 바라는 한편 열정적인 사랑의 유대를 갈망하는 여성의 본능"을 간파한 상징물이다. 체인이 마드모아젤 샤넬과 인연을 맺은 것은 불우한 그녀의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샤넬이 자란 고아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여성들은 마루까지 닿는 긴 드레스를 입었고 그들은 마루 왁스에 옷이 더럽혀지지 않게 하기 위해 체인으로 치마를 묶어 올렸다. 이때 본 천과 메탈 스톤을 결합시키는 방법은 어린 샤넬을 매혹시켰다. 이후 성장한 샤넬은 체인을 백의 어깨끈으로 이용하고 허리벨트로 쓰고 팔찌와 목걸이로 활용했다. 페라가모의 공식로고는 흘려 쓴듯한 필기체다. 또 구두와 핸드백에 쓰는 로고가 몇가지 더 있다. 구두 바닥에 금색으로 찍혀 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하는 페라가모 로고는 모두 세 종류다. 그중 오리지널 라인에 사용되는 네모난 로고는 30년대 미래파 화가로 유명했던 루치오 벤나의 작품이다. 이 브랜드의 심벌은 바라(Vara)와 간치니(Gancini) 등 크게 두 종류로 나눌수 있다. 바라는 리본 모양의 심벌로 구두나 핸드백 의상들에 두루 쓰이고 있다. 간치니는 말발굽이나 조개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말한다. 최근 세련된 느낌의 구두 장식이나 핸드백 장식, 그리고 액세서리 등에 폭넓게 쓰이고 있다. 프랑스 화가 알프레드 드 드로의 19세기 석판으로부터 형태를 따온 사륜마차와 말은 에르메스의 권위와 전통을 나타내는데 부족함이 없는 엠블렘이다. 로고의 이름은 칼래시(calash.프랑스어로 사륜마차라는 뜻). 석판화의 원그림은 에르메스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이 로고를 잘 보면 뒤크라고 알려져 있는 고급마차의 마부석이 비어 있음을 눈치 챌 수 있다. 이는 "에르메스와 그 고객과의 관계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에르메스측은 말한다. 즉 에르메스는 우아한 마차, 새롭게 단장한 말과 빛나는 마구를 제공하지만 고삐를 조정할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