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브랜드] 명품과 광고 : '베스트 숍' 예술의 향기 가득

명품의 역사와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제품뿐만이 아니다. 진열집기와 바닥재 가구 장식장 카펫 의자 등 매장 자체가 명품 못지않은 명작들이다. 톱브랜드들이 최고로 선정한 매장중에는 1백년 전에 태어나 브랜드의 시작과 영광을 그대로 담고 있는 고성이 있는가 하면 근래에 태어나 브랜드의미래비전을 표현하는 뉴 숍도 있다. 96년1월에 오픈한 루이비통의 생 제르망 데 프레 매장은 후자의 의미를 지닌다. 이 숍은 영국 디자이너 아누스카 햄펠(런던 블레이크 호텔을 디자인했으며 다이애나 황태자비와 요크 공작부인의 옷을 만든 세계적인 디자이너)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 브랜드의 세번째 매장이기도 한 이 곳은 주위 환경과 지역을 잘 고려한 디자인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름난 골동품 딜러, 아방가르드 성향의 디자이너들이 이웃하고 있고 레 두 마고, 카페 드 플로르, 생 제르망 데 프레 교회 등의 명소가 풍부한 지역이다. 또한 시몬느 보봐르, 장 폴 사르트르 등이 그들의 영감을 여행 예술에 바친 공간으로 명명된 이 곳은 이 지역의 황금시대를 반영하고 있다. 루이비통의 베스트 숍중 또 하나는 파리 샹젤리제 매장이다. 전세계 매장중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피터 마리노(미국 굴지의 백화점인 바니스 뉴욕과 캘빈 클라인, 조르지오 아르마니 숍을 설계한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이 매장은 1층과 2층이 계단과 유리로 된 엘리베이터로 연결돼 있다. 전통과 현대 감각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분위기를 자랑하며 전통적인 쿠마루 목재 바닥과 우아한 흰색 판석 그리고 부드럽고 짙은 회색 카펫이 매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독특한 장식 기법이 채택된 매장 벽에는 짙은 회색과 베이지 색상의 색조에 녹청을 붓으로 칠한 듯한 효과를 연출했다. 또한 이 새로운 컨셉트 스토어는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가 만든 루이비통기성복 콜렉션을 가장 먼저 소개한 매장이기도 하다. 파리 몽테뉴가에 있는 크리스찬 디오르 숍도 피터 마리노의 손을 거쳤다. 이 매장은 지난 97년 디오르 탄생 50주년 기념으로 만들어 졌다. 전반적으로 흰색 색조가 깔려 있고 캐비닛 느낌의 박스와 금속으로 처리된 프레임 등 디오르의 현대적 이미지를 잘 부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불가리의 제1매장은 1894년 이탈리아 로마의 콘도티 거리에 오픈했다. 1905년 같은 거리 10번지로 자리를 옮긴후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하지만 일본 도쿄 불가리 숍도 명물로 꼽힌다. 디자이너 피에로 사르토고가 91년에 세운 이 매장은 로마나 뉴욕에 있는 오리지널 숍 디자인의 전통과 스타일을 지키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창조하고자 노력했다. 조각같은 외부전경과 대리석 조각, 태양 빛에 따라 다르게 반사되는 벽면,비대칭적인 출입구 등이 명물로 꼽힌다. 도쿄 숍 역시 과거와 현재, 하이테크닉과 전통적인 장인정신등 불가리의 오랜 역사가 만든 양면을 담고 있다. 페라가모 본사가 있는 이탈리아 플로렌스의 스피니 페로성 1층 부티크는 그 규모나 상품구성에서 단연 브랜드를 대표하는 숍중 하나다. 중세의 양식이 그대로 드러나는 높은 천장과 방들을 연겨시켜 각 라인을 구분해 보여주는 배치가 매우 독특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