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플라자] '현대 위기설' 완전히 잠재워

현대그룹의 첫 해외 기업설명회(로드쇼)가 5일(현지시간) 보스톤 행사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박세용 현대 구조조정위원장은 "2주일간의 로드쇼를 통해 현대에 대한 국제금융시장 일각의 오해와 구조조정 실천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완전히 해소시킬 수 있었다"며 "연말까지 구조조정을 계획대로 실천해 해외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현대 로드쇼는 기획단계부터 큰 관심을 모아왔다. 국내외 시장에 끈질기게 나돌던 이른바 "현대 위기설"을 잠재우기 위한 정면돌파책이라는 점에서다. 이런 가운데 진행된 로드쇼에서 투자자들은 그룹현황과 구조조정 진척상황에 대한 현대의 설명을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는게 현대의 자체 분석이다. 홍콩 싱가포르 런던 프랑크푸르트 뉴욕 보스톤 등 6개 도시에서 열린 이번 설명회에는 무려 1천여명의 투자자가 몰렸다. 전자 자동차 건설 중공업 상선 등 계열사별 1대1 투자상담에도 1백50여 기관이 참가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전자의 경우 5,6개 투자기관으로부터 모두 1억5천만달러 규모의 투자 의사를 이끌어냈다. 직접적인 투자 유치가 목적이 아닌 이른바 "넌 딜(Non Deal, 비투자) 로드쇼"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성공작인 셈이다. "무엇보다 큰 소득은 외국 투자가들의 오해를 씻어낼 수 있었다는 것"(박 위원장). 설명회에 참석한 투자자들의 질문은 현대가 "제2의 대우"가 될 가능성이 없느냐는데 모아졌다. "높은 부채비율"과 "미완의 구조조정",기아자동차 LG반도체를 인수한 "무분별한 확장"이 그 이유다. 일단 부채비율에 대한 오해가 컸다. 현대는 그동안 부채비율을 설명하면서 자산재평가분을 모두 제외시켰다. 국내 기준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설명회에서는 일부 투자자들의 권고로 자산재평가분을 포함시켜 설명했다. 올 연말까지 목표한 현대의 부채비율은 1백99%. 자산재평가분을 포함시키면 1백70%선까지 낮아진다. 투자자들은 오히려 한국 정부가 부채비율 계산에서 자산재평가분을 왜 제외하느냐고 반문할 정도였다. 기아자동차와 LG반도체를 인수한데 대한 의문도 컸다. 박 위원장은 이에 대해 "사업확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문화의 과정이며 그룹의 현금흐름이나 부채비율 2백% 달성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인수 이후 시너지 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뒤따랐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구심도 경제협력기구(OECD) 권고안보다 강화했으며 실질적으로 사외이사들이 독립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해 이해를 도왔다. 단기부채 규모도 "유전스(기한부어음)를 제외하곤 전체 부채의 20%도 채 안된다"고 밝혔다. 물론 모든 투자자들이 현대가 제시한 재무제표와 경영계획 등에 수긍한 것은 아니다. 약속을 지키는지 지켜보겠다는 투자자들도 많다. 그러나 이해폭이 행사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졌다는게 현지의 반응이다. 이 행사를 공동주관한 메릴린치증권 코네키 회장은 "기업이란 어려울 때 움츠리지 말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와야 한다"며 "최고경영진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해외 투자가들의 분위기를 크게 바꿔 놓았다"고 평가했다. [ 현대가 로드쇼에서 강조한 부분 ] 부채비율 - 연내 1백99% 달성 - 자산재평가분 포함시 1백70% 단기부채비중 - 유전스를 제외하면 20% 이내 기업지배구조 - OECD 권고안보다 강화 - 사외이사에 실질적인 권한 현금흐름 - 연말까지 45억달러 부채상환 - 현재 캐시플로 68억달러 - 내년 캐시플로 88억달러 경영실적 - 올해 2조~2조5천억 흑자 기업인수 - 기아자동차 LG반도체 등 인수기업 시너지 효과 가시화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