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전망] '유동성 장세 다시 시작되나'

"제2의 유동성 장세가 개막되고 있다" 주가가 잰걸음을 옮기고 있는데다 증시주변 자금사정마저 선순환 조짐을 보이자 지난 7월이후 넉달만에 힘이 넘치는 유동성 장세가 재개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리는 증시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선 대우사태 이후 꼬였던 수급구조가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대우사태로 묶여 있는 자금이 조만간 풀린다는 점을 강조한다. "손실부담액이 확정됨에 따라 금융기관의 자금운용에 숨통이 트이고 대우채권의 80%가 지급되는 것을 계기로 환매자금중 상당수가 증시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조재홍 한국투신 펀드매니저)"는 것이다. 최대 악재인 대우문제가 해결되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자 수십조원에 달하는 시중부동자금 가운데 일부 발빠른 자금은 벌써 증시를 노크하기 시작했다. 국내 유동성 =고객예탁금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물론 최근 개인의 주식매도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신규자금이 유입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지난달 29일 7조8천2백억원이었던 고객예탁금은 3일 현재 9조4천억원으로 1조5천8백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동안(10월27-11월1) 개인 매도금액이 1조5백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5일동안 5천3백억원가량의 신규자금이 들어왔다. 초단기화돼 있는 수십조원의 부동자금중 일부가 증시로 유입됐다는 반증이다. 김석규 리젠트자산운용 이사는 "코스닥공모주 청약에 4조원이 몰리는등 시중부동자금이 초단기화 돼 있기 때문에 모티브(동기)만 생기면 증시로 한꺼번에 몰려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는 10일부터 수익증권에서 환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5조-10조원규모의 자금중 상당금액이 직간접적으로 증시로 유입될 공산이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관측하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만큼 주식형.뮤추얼펀드등으로 옮길 것이란 지적이다 해외 유동성 =외국인은 지난달 9천억원을 순매수한데 이어 이달들어 5일까지 벌써 1조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올들어 가장 공격적이다. 일부 헤지펀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지만 매수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FT/S&P월드인덱스 편입 가능성등 외국인을 유인할 호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950선까지만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사주면 그 다음에는 투신권이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미미하지만 950선을 넘어서면 신규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가전망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세가 뒷받침되면 추가상승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외국인에 의한 유동성 공급이 국내 투자자들로 옮겨붙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 경우 거래량이 많고 낙폭이 컸던 실적호전종목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을 제외하면 유동성 공급이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930-950선에서 상당한 저항을 받을 것"(김경배 한국투신 펀드매니저)이란 전망도 없지 않다. 오근준 대한투신 펀드매니저도 "증시여건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지난 7월 수준만큼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곧바로 1000까지 올라가기는 다소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