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 서맥전...14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학과 서예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고 강암송성용선생의 후학들이 서예전시회를 갖는다. 강암의 고제인 하석박완규(53)씨가 서맥을 같이하는 문하생 1백여명과 함께 마련한 자리다. 전시이름은 "하석 서맥전". 11월8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서예관에서 열린다. 출품작은 모두 1백50여점.대만 서예가 두충고씨와 그의 문하생 11명도 우정 출품한다. 강암에게 운필법을 배운 하석은 옛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하는 작가다. 그러나 일정한 틀이 있는건 아니다. 문자의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회화적 분위기를 드러내는가 하면 유려한 필치를 뽐내다가도 어린애 낙서하듯 치졸함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모순적 요소들이 하석 작품의 특징이다. 그의 독특한 작품세계는 문하생을 지도하는데까지 그대로 이어진다. 어떤 특정한 필법을 강요하지도 않고 모범답안이랄수 있는 체본도 써주지 않는다. 각자의 개성에 따라 스스로 익히도록 분위기만 조성할 뿐이다. 이번 전시회에 나온 작품들도 같은 서맥을 이어온 작가들이지만 형태나 필법은 판이하게 다르다. 서예평론가 이계석씨는 "이번 전시회는 같은 서맥의 4대(대)가 참여하는 그룹전이지만 서로 다른 필법으로 자유롭게 창작정신을 나타내려고 한 점이 높이 평가된다"고 말했다. (02)580-1532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