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플라자] 현대, 기아계열사 정리 완료

현대가 기아중공업 기아전자 기아모텍 기아인터트레이드 등 4사를 "벌처펀드(vulture fund, 구조조정 전문펀드 또는 회사)"에 매각하는 등 기아자동차를 제외한 모든 기아계열사에 대한 정리작업을 마무리했다. 현대는 기아중공업 등 4사를 구조조정전문회사에 매각하고 기아정기 등 2사를 한국프랜지에 매각하는 등 기아 계열사 정리를 끝냈다고 8일 밝혔다. 이들 6개사중 기아인터트레이드는 지난 1일부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계열분리 인가를 받았으며 나머지 5사는 지난주 계열분리를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의 기아계열사 정리는 5대 그룹 가운데 첫 벌처펀드 활용인데다 구조조정전문회사의 첫 대규모 부실기업 인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대 관계자는 "대부분 회사는 부채가 자산을 훨씬 초과한 상태여서 "최소한의 금액"에 구조조정전문사에 팔았으며 상장사인 기아정기는 시장가에매각했다"고 밝혔다. 기아중공업과 기아인터트레이드는 구조조정전문회사인 윈앤윈21과 코미트M&A에 매각됐다. 기아전자와 기아모텍은 코미트M&A와 윈앤윈21이 동등한 지분에 인수했다. 코미트M&A와 윈앤윈21은 인수한 기아 계열사의 기업 가치를 높여 5년내 다시 매각하게 된다. 코미트M&A 윤현수 사장은 "인수한 회사들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거쳐 회사가치를 높인뒤 다시 매각하게 된다"며 "구조조정은 회사의 사업구조를 비롯한 모든 분야를 망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사장은 앞으로 많은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이런 방식으로 정리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기아정기는 한국AB시스템을 합병한뒤 한국프랜지에 매각됐다. 한국프랜지는 동력전달장치 부품을 생산하는 자동차부품전문기업이다. 현대는 기아계열사 정리에 이어 현대엘리베이터 현대강관 등 계열사 매각 작업을 서둘러 79개였던 계열사 수를 26개까지 줄이게 된다. 이와 함께 유상증자 자산매각 등을 적극 추진, 2백67%였던 부채비율(10월말 기준)도 1백97%까지 낮출 예정이다. [ 용어설명 ] 벌처펀드 =부실한 자산을 저가에 인수해 상황이 호전된후 고가에 되팔아 차익을 내는 구조조정 기금 또는 구조조정 전문회사. 벌처(vulture)는 "동물의 시체를 먹고사는 대머리독수리"를 뜻하는 말로 냉혹하지만 청소를 통해 생태계를 유지해준다는 순기능의 의미도 갖고 있다. 벌처펀드는 경영권 자체를 인수해 직접 경영을 통해 인수기업을 정상화시킨뒤 고가에 재매각하는 경영권 인수형 벌처펀드 부실기업의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에 투자해 경영에는 주주로서의 권리행사로 간접참여하는 증권투자형 벌처펀드 부실기업의 부동산등 주로 실물 자산에 투자하고 경영과는 무관한 자산인수형 벌처펀드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내법상 부실기업을 인수할 경우 5년 이내 반드시 재매각하도록 돼있어 그동안 경영을 정상화시켜 부가가치를 높혀야 하는 것이 투자의 핵심이다. 외국의 경우 평균 투자기간은 2~3년, 수익률은 연 20%정도로 알려졌으나 일반투자자의 경우 재매각전에는 돈을 찾을 수 없으며 회사를 되살리지 못하면 원금을 잃을 수도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