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아파트 '열풍' .. 내년 분양아파트중 20만세대 계획

지난 9월 서울 양천구 목동 부영아파트에 입주한 대기업의 최모(42) 부장은요즘 "인터넷마니아"가 됐다. 과거 인터넷과 별로 가깝지 못했던 그는 이제 집에서도 디지털가입자망(ADSL)이라는 첨단통신망을 통해 고속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완전히 인터넷에 빠져 지내고 있다. 예전에는 집에서 인터넷에 접속할라치면 전화선의 늦은 통신속도로 짜증만 쌓였으나 지금은 필요한 텍스트자료는 물론 각종 이미지 동영상자료까지 단숨에 찾아내 회사 일에 필요한 서류도 금세 만들어내고 있다. 목동 부영아파트처럼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사이버 아파트"가요즘 크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이버 아파트는 전화국에서 아파트 통신실로 광케이블을 연결, 종전의 일반전화회선보다 무려 1백배 이상 빠른 8 Mbps의 통신속도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있게 한 차세대 아파트. 사이버 아파트는 정보화시대가 확산되면서 건설업체들이 입주자들의 편리를 위해 잇따라 단지에 초고속통신망을 설치하고 있는데다 정보통신부가 지난 7월부터 "사이버 아파트 인증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급속도로 늘고 있다. 이 인증제도는 아파트 및 대형 건물을 대상으로 도입된 것으로 아파트의 경우 통신속도 등에 따라 등급을 부여한다. 우선 일반 전화선보다 30배 빠른 1.5 Mbps 이상의 통신망을 갖추면 사이버 아파트의 인증을 받는다. 정통부는 또 사이버 아파트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등급별로 인증서와 인증명판 인증마크(엠블럼)를 발급해주고 있다. 현재 준공된 아파트 중에서는 목동 부영아파트(72세대)가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정통부의 인증을 받은 사이버 아파트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예비인증 1백93개 단지를 포함, 모두 2백12개 단지에 달한다. 예비인증은 아직 준공되지 않은 초고속 통신망 아파트에 주어진다. 최근에는 기업의 구내통신망(LAN)처럼 아파트단지 전체를 LAN으로 연결,최고 1백 Mbps 이상의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한 사이버 아파트도 건설되고 있다. 특히 이달말 입주예정인 서울 도곡동 아크로빌아파트는 세계 최초의 LAN 아파트다. 대림건설과 대림정보통신이 건설중인 이 아파트는 최대용량이 1백 Mbps인 LAN망을 갖추고 있다. 이 아파트 입주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관리비내역 등 공지사항을 전달받고 우유 화장지 등 공동구매및 배달과 전자상거래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홈 오토메이션및 시큐어리티 등 부가서비스 이용도 가능하다. 직장에서 인터넷 멀티미디어 영상 전송기능을 통해 유치원이나 집에서 자녀들이 공부하고 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입주자들은 분양가에 일부 반영되는 사이버 아파트단지내 LAN설치 비용과 월 4만원 안팎의 ADSL 등 서비스이용요금을 부담하게 된다. 그러나 사이버 아파트는 집값이 주변 아파트보다 1천만원 정도 높은 시세를 보여 오히려 이익이다. 앞으로 사이버 아파트는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하나로통신은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등 28개 건설회사와 제휴, 내년에 분양되는 서울 인천 과천 고양 수원 등 수도권과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울산 등의 1만5천4백세대 1백72개 단지를 사이버 아파트로 꾸밀 계획이다. 한국통신도 올해 주공 현대 LG 쌍용 부영 등 18개사와 협정을 맺어 내년부터19만여 세대의 사이버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