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I면톱] 산유국-석유메이저, 밀월관계 구축한다

중동산유국과 세계석유자본(메이저) 간에 밀월관계가 구축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등 산유국들은 메이저를 끌어들이는데 적극적이고 석유메이저들도 중동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휴스턴에서 지난달말 열린 국제석유회의에서 누아이미 사우디아라비아석유장관은 "조만간 몇몇 메이저들과 투자안건에 대해 교섭에 들어간다"고밝혔다. 이어 최근 각 메이저의 요직인사들은 유전개발에 관한 투자계획을 설명하기 위해 잇달아 사우디를 찾고 있다. 70년대 이후 유전개발에서 외자를 배척해온 사우디지만 지난해 압둘라 왕자가 메이저들에 투자를 요청하면서부터 정책의 대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사우드 쿠웨이트 석유장관도 "빠르면 연내에라도 외국석유회사와 개발계약을맺겠다"고 누차 언급, 계약성사가 막바지단계에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 이란에서는 주요 메이저간에 경쟁까지 생겨나고 있다. 아프와즈유전개발등 대형 프로젝트에서 로열더치쉘(영국.네덜란드자본) BP아모코(영국.미국자본) 토탈피나(프랑스자본) 등이 수주에 나서고 있다. 두 달전에는 이란의 북부 국경지역에서 추정매장량 2백60억배럴의 새 유전이발견됐으며 그 개발에는 미국계 회사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60~70년대 자원민족주의의 확산과 함께 중동국가들이 유전 국유화를 선언한 것을 계기로 극도로 악화됐던 관계가 이처럼 호전되고 있는 것은 양자간의 이해가 잘 맞아들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산유국들이 20여년동안 막아온 메이저자본의 유전개발을 다시 허용하는 데는 누적된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목적이 거의 공통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라별로 각기 다른 이유도 있다. 사우디의 경우는 사회간접시설을 확충하자는 21세기 국가 전략적 의지가 큰 배경이 되고 있다. 이란은 메이저들과 "밀월"을 유지함으로써 경제제재를 풀어보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메이저들의 입장에서도 중동지역은 좋은 투자처다. 압도적인 매장량과 낮은 개발코스트는 세계 어느 지역보다 비교우위가 있다. 때문에 메이저들간의 중동개발 경쟁도 열기를 더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유전개발보다는 천연가스를 이용한 발전사업이나 석유화학사업등의 합작을 더 선호하고 있다. 누아이미 석유장관이 "단순히 원유를 사가는 파트너는 필요치 않다"고 강조하는 것은 사회간접시설을 확충하려는 의지를 뒷받침한다. 중동산유국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과거보다 훨씬 까다로운 조건으로 계약을 맺으려 한다. 수익성을 높이기에 안달이다. 그러나 메이저들로선 전세계 원유의 66%(확인매장량기준)가 묻혀있고 개발비용도 배럴당 1.5달러에도 못미치는 중동유전을 한두가지 조건이 붙었다고 외면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중동 산유국의 동향중 두드러진 추세의 하나는 정유공장등 유통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KPC(쿠웨이트국영석유회사)는 최근 벨기에에서 2백여개의 석유판매소를 매수했다. 정제공장에 대한 외국에서의 투자계획도 성사단계다. 중동산유국들은 메이저들과의 합작.협력, 정유.유통시설로의 영역확장을 통해 21세기에도 국제석유시장을 장악할 수있는 전략을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 주요 산유국 유전개발 동향 ] 사우디아라비아 - 산유량과 생산능력(배럴/하루) : 현재 7백50만/능력 최고 1천50만 - 주요 투자계획 : 가스를 이용한 발전사업, 석유화학사업에서 적극적인 외자유치 - 메이저 동향 : .주요 메이저회사임원들 최근 사우디 입국 .가스관련 사업 중심으로 투자모색 쿠웨이트 - 산유량과 생산능력(배럴/하루) : 현재 1백85만/능력 최고 2백40만 - 주요 투자계획 : .2005년까지 유전개발에 1백30억달러 투자 .북부 유전개발에 외자 70억달러 유치 - 메이저 동향 : .쉘, BP아모코, 쉐브론 등 임원 최근 쿠웨이트 입국 이란 - 산유량과 생산능력(배럴/하루) : 현재 3백30만/능력 최고 3백80만 - 주요 투자계획 : .지상.해저유전등 43건에 투자규모 50억~70억달러 .일부 유전개발 국제입찰 검토 .외자투자조건 움직임 - 메이저 동향 : .프랑스 엘프 등 바랄유전 개발 조인 .쉘 등 카스피해 유전개발 조인 .모빌 아르코 등 활발히 접촉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