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진지하게 다룬 수작 .. SBS '아들아 너는 아느냐'
입력
수정
뇌사자의 장기기증. 드문드문 들려오는 미담 중의 하나일 수 도 있지만 막상 자기 가족의 일이라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SBS가 창사 9주년을 기념해 오는 14일 오후 8시50분부터 3시간동안 특집으로 방송하는 드라마 "아들아 너는 아느냐"(김수현 극본, 곽영범 연출)는 장기기증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뇌사자 가족의 입장에서 장기기증을 어렵사리 결심하기까지의 가슴아픈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내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버스기사인 아버지(이경영 분)와 시장에서 순대를 팔며 희망을 품고 사는 어머니(박순천 분). 두 사람은 10살 난 아들 장수의 티없이 맑은 얼굴을 바라보며 단란한 가정을꾸려가는 소박한 부부다. 고생끝에 마련한 새 아파트로 이사해 들뜬 마음으로 집들이를 준비하던 부부. 그러나 장수가 택시에 치어 뇌사상태에 빠지면서 짧았던 웃음소리는 통곡으로 변한다. 의료진은 인공호흡기 없이는 한순간도 생명을 지탱할수 없는 장수를 보면서 조심스럽게 장기기증 의사를 물어온다. 예상대로 가족의 반발은 거세다. 장수아버지는 "내 아들 죽는데 다른 사람 목숨이 무슨 상관이냐"고 절규하다가 결국 "우리에게 장기 이식으로 목숨을 살릴수 있는 가족이 있다면어떨까"라며 이식에 동의한다. 친구에게 베풀기 좋아하던 장수의 생전 모습을 기억하며 장수 부모와 할머니(강부자 분)는 이식 자들에게서 장수의 영혼이 숨쉬고 있음을 느낀다. 장기이식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으려는 제작진의 메시지가드라마 곳곳에서 보인다. 이 작품은 특히 "대사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작가 김수현씨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드라마란 점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화프로덕션이 제작을 맡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