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I면톱] '밀레니엄 복덕방' 떴다..변호사등 386세대주축

미국에 유학한 변호사와 MBA출신 기획전문가, 건축사가 "밀레니엄형 복덕방"을 차렸다. 단순히 땅이나 건물 거래를 중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동산을 가공해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제품으로 창조해 내는 "부동산 종합 크리닉" 회사다.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 있는 "로 퀘스트"가 그곳. 부동산을 사고 파는 데서부터 설계 건축 개발 인테리어 분양까지 "턴키베이스"로 처리해 준다. 법률전문가들이 모인 만큼 완벽한 법률 자문과 함께 최적의 활용방안을 제시한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화려한 진용.이응진 변호사, 박선정 미국변호사,MBA 출신인 유식 기획실장, 건축사 황두진씨 등이 창설 멤버다. 모두 36~37세의 386세대로 해외유학파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이 변호사는 경영학 석사로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도가지고 있다. 그는 지난 95년부터 최근까지 국내 최대의 로펌인 김&장에서 일했다. 미국 시러큐스대 경영학 석사 출신인 박 변호사는 뉴욕주 변호사로 미국벡스터에서 근무하다 97년부터 김&장에서 근무했다. 유 실장은 서울대 경영학과을 졸업한뒤 뉴욕대학에서 MBA을 마친후 금호그룹에서 기획업무를 해오다 로퀘스트에 합류했다. 고문겸 프리랜서인 건축사 황두진씨는 서울대 건축공학과 석사로 미국 예일대학을 나왔다. 국립현대미술관을 설계한 TSK 건축사 한국사무소 대표이사다. 로퀘스트는 기존의 부동산 중개사무소와는 차원이 다르다. 단순하게 아파트를 매매하거나 전세를 알선하는 일은 사절이다. 이곳에선 부동산을 "제품"으로 만들어 내는 일을 한다. 로퀘스트에선 이를 "부동산 클리닉(wealth clinic) 서비스"라고 부른다. 법률.건축.비지니스 측면에서 부동산을 종합진단해 효율적인 이용 방안을 만들어주는 컨설팅이다. 병원에서 주는 건강진단서와 같은 "부동산 클리닉 페이퍼"를 제시한다. 여기에는 해당 부동산의 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과 함께 자금을 이용할 수 있는 수단, 효과적으로 현금화하는 방법 등이 상세하게 소개된다. 거래할 때 가격을 책정하는 방식도 예사롭지 않다. 부동산을 사고 파는 측의 의도를 분석하고 미래가치를 과학적으로 산출해양측에 내놓는다. 거래조건도 다양하게 마련한다. 한마디로 국제적인 거래기법이다. 모든 단계에 법률적 검토가 뒤따르는 것은 물론이다. 유 실장은 "부동산의 경제적 가치가 제대로 분석돼야 합리적인 가격이 도출된다"고 말했다. 로퀘스트가 내세우는 강점중의 하나는 국제거래.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나온 대형 매물을 중개하는 데는 최고라고 자부한다. 이미 외국기업의 국내 부동산 매입요청을 여러 건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역시 매물선정에서부터 등기이전과 개발까지 일괄책임 지는 형식이다. 이 변호사는 "기업 M&A(인수합병)에 적용되는 논리가 부동산에도 그대로활용된다"며 "부동산의 잠재력을 발굴해 패키지로 개선하면 가치가 엄청나게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