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빅딜 '손실부담' 마찰...현대.삼성과 채권단간

석유화학 빅딜(대규모 사업맞교환)을 추진중인 현대와 삼성이 채권단과 손실부담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채권단은 현대와 삼성이 주주로서 일정부분 손실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현대와 삼성은 이미 상당한 손실을 부담한 까닭에 더이상 손해를 떠안기는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와 삼성은 채권단 요청에 따라 이날 채권단 운영위원회측에 유화 빅딜과 관련해 부담하게 되는 손실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현대와 삼성은 유화 통합추진본부측을 통해 제출한 의견서에서 1조8천6백억원에 달하는 현대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의 순기업가치를 유화 빅딜 성사를 위해 일본측 주장대로 1조원으로 깍아줬다며 이미 8천여억원의 손실을 부담했다고 밝혔다. 회계평가기관인 아서 D 리틀(ADL)은 당초 현대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의 순기업가치를 1조8천6백억원으로 평가했으나 일본측이 선정한 회계평가기관인 KPMG는 이를 1조원으로 낮췄었다. 현대와 삼성은 또 자구노력 차원에서 양사가 합쳐 1조2천억원의 자산을 매각키로 했으며 경영권도 포기할 계획임을 강조했다. 인력도 97년말 대비 20% 줄이기로 하는등 상당한 손실을 부담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채권단이 요구하고 있는 기존주주의 추가 손실 부담은 무리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채권단은 1조원의 순기업가치는 현대와 삼성이 손실을 부담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기업가치가 줄어든데 따른 것이라며 양사가 주장하는 손실부담분을 그대로 인정할순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유화빅딜의 전제조건인 부채의 출자전환과 산업은행 전대차관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현대와 삼성이 일정부분 손실부담을 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빛 산업 외환 하나 국민은행과 서울보증보험으로 구성된 채권단 운영위는 현대와 삼성이 얼마나 손실을 부담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양사에 10일까지 얼마나 손실을 부담하는지 "기존주주의 손실부분"을 구체적으로 통보해달라고 요청했었다. 손실부담을 둘러싼 현대-삼성과 채권단이 서로 다른 견해를 보임에따라 앞으로 어떻게 의견을 조율될지 주목되고 있다. 유화 통합추진본부측은 이달말까지 일본측과 2조3천억원에 달하는 투.융자 계획을 확정짓는 한편 채권단과 협상을 끝내고 연내 통합법인을 설립한다는 일정을 마련해두고 있다. 강현철 기자 hckang@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