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부동자금흐름 분석] 공사채형 이탈 30조 '행방묘연'

썰물처럼 빠진 수익증권, 별로 늘지 않은 은행 예금. 그 차이가 대략 30조원. 금융계에선 30조원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부동산으로 흘러갔거나 아니면 선거용으로 비축중이라는 추측까지 돈다. 실제 7월부터 지난 10월까지 투신사 공사채형 수익증권에서 59조2천억원이이탈했다. 대우사태로 수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한 고객들이 돈을 빼내갔다. 반면 같은 기간중 은행예금은 34조4천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그 차이가 대략 30조원이다. 이 돈이 어디로 갔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대해 한국은행은 "자금의 행방에 대해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윤면식 한은 조사역은 "투신사에서 100을 찾아 은행에 100을 맡기는게 정형화돼 있지 않은 이상 수익증권 감소액과 은행예금 증가액에는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먼저 기업이 투신사 수익증권에 맡겨둔 돈을 찾아 CP(기업어음)를 상환하게되면 은행예금은 전혀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투신사들이 CP나 회사채 만기연장에 소극적이고 기업들이 서둘러 부채를 상환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대목이다. 또 투신사가 은행예금을 인출해 이 자금으로 수익증권을 상환하게 될 경우가 있다. 이 때에는 은행예금이 줄어들고 수익증권 감소가 뒤따른다. 그러나 투신사 고객이 이 자금을 은행에 맡기면 은행예금은 다시 늘게 된다. 결국 수익증권은 감소하게 되지만 은행예금에는 변화가 없다. 기업이 은행예금을 투신사 CP의 상환재원으로 쓸 때도 마찬가지다. 일차적으로는 은행예금이 줄어들지만 투신사가 이 자금으로 수익증권을 상환하면 수익증권 잔액은 줄어든다. 고객이 이 자금을 은행에 예치하면 은행예금은 다시 원래상태로 되돌아간다. 줄어든 것은 수익증권 잔액만이다. 다만 기업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투신사 보유 CP를 상환할 경우엔 투신사 수익증권 감소액 만큼 은행예금이 증가한다. 기업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투신사에 지급하고 CP를 상환하면 투신사예금은 일시적으로 증가한다. 투신사가 이 자금으로 수익증권을 갚으면 투신사예금은 줄어들고 은행예금은 늘게 되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