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9일자) 뉴라운드 협상에 임하는 자세

30일부터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제3차 각료회의를 앞두고 정부는 뉴라운드 협상에 대비한 기본입장을 최종 확정했다. 최대관심사인 쌀을 비롯한 농산물의 시장개방은 최소화시키되 공산품의 시장개방과 선진국들의 반덤핑 남발 등 불합리한 수입규제를 철폐하는데 주력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 회의는 뉴라운드 협상의 지침이 될 각료선언문을 채택하는데 그치고 구체적인 협상은 앞으로 3년여에 걸쳐 진행된다. 그러나 각료선언문은 협상의 기본방향과 분야별 의제등을 확정해버리기 때문에 사실상 협상이 매듭지어지는 것과 다를 바없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의 특수성과 관심사항을 최대한 반영하는데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할 것이다.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세계각국이 협상대상으로 나서기 때문에 이같은 우리의 입장을 얼마나 반영시킬수 있을지 장담하기는 쉽지않다. 더구나 논란이 많은 농산물시장개방의 경우 국가간 견해차가 너무 커 이번 협상자체가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 치밀한 협상전략을 미리 강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본다. 사실 그동안 우리 정부의 대외협상이 성공적으로 매듭지어진 경우는 많지 않았다. 오히려 준비부족과 소극적인 대응으로 국가이익 확보에 실패한 경험이 더 많았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같은 전철이 되풀이 되지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특히 쌀시장 개방과 관련한 지난 93년의 우루과이 협상의 실패사례는 이번 협상의 가장 큰 교훈으로 삼아야한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로서는자유무역체제의 확대가 바람직한 방향이다. 때문에 식량안보등 비교역적인 부문의 시장보호는 관철시켜야 하겠지만공산품 분야 등에서는 종래와 같이 국내시장 보호를 염두에 둔 소극적인 방어전략을 구사할 것이 아니라 시장개방및 관세인하에 좀더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특히 선진국들의 수입규제를 제거함으로써 국익을 확보하는 적극적인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번 뉴라운드 협상에 파견되는 우리 대표단은 어떻게 하면 우리의 협상력을 극대화시킬 것인가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 해답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우선 정부내의 원활한 협력과 의견 조율을 통해 명쾌한 논리와 확고한 입장을 정립하고 협상에 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다음은 입장을 같이하는 국가와의 공조체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대내적으로 비정부기구의 전문가를 활용하거나 관련단체의 조력을 구하는 등 총체적으로 대응하는 일이 무엇보다 긴요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