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 선악의 혼돈 빠진 인간군상..뮤지컬 '킬리만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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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죽는눈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조용필의 히트곡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무대음악 삼아 세기말 선악의 혼돈속에 살아가는 인간상을 그린 뮤지컬이 선보인다. 서울시뮤지컬단(대표 이종훈)이 12월5~14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선보이는 뮤지컬 "킬리만자로의 표범". 주제는 다소 무겁지만 귀에 익은 대중음악과 50여명의 배우들의 화려한율동이 어우러진 무대는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특히 형형색색의 불빛 아래 모습을 드러낸 클럽 무희들의 현란한 춤솜씨가 압권이다.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21세기가 간절히 원하기 때문"이라는 노랫말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연출가 이종훈씨.그는 "이번 무대를 통해 세기말 끝자락에서가치관의 혼돈을 겪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주인공 우진은 성폭행을 당한 후 자살한 애인을 잊지 못한 채 "하이에나 클럽"을 드나드는 기타리스트. 움크린 채 상처를 핥고 있는 들짐승처럼 클럽에서 울분을 삭이며 기타를 치는 그에게 어느날 홀연히 "칼리"가 나타난다. 칼리는 바로 악의 응징을 갈망하는 우진의 내면의 소리다. 거짓이 진실을 가리고 진실이 빛바랜 세상을 좌시하지만은 않겠다는 우진에 의해 성폭행범 고문기술자 친일파 등 우리 사회의 음울한 군상들이 처단된다. 그들을 차례차례 쓰러뜨리던 우진은 사업사업가의 죽음앞에 몰려든 추모행렬을 보고 심한 혼돈속에 빠지는데... "명성황후"를 통해 한국적인 색채가 선명한 뮤지컬 음악을 선보였던 김희갑씨가 원곡을 새롭게 다듬었다. 브라스밴드를 포함 23명의 오케스트라가 재즈선율로 전하는 "킬리..."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대강당 무대를 감싸고 있는 거대한 파이프오르간에서 울려퍼지는 장중한 음색이 오프닝과 피날레를 장식한다. 서울뮤지컬단 출신인 탤런트 박상원이 주성중과 더블캐스트로 강우진 역을 맡아 오랜만에 후배들과 호흡을 맞춘다. 김법래 강효성 이혜경 등이 출연한다. (02)399-1660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