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푸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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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할머니의 할머니 그 할머니의 할머니는 작부였었나 작부의 그런 그런 마음 그런 그런 피 반의 그 반이라도 품기라도 했었나 젊으나 젊은 나이 외방 지킨 내 어머니 슬픈 생애를 내 잊었을까 아기를 잠재우고 한 외간 남자 마음에 불러들이니... 신달자(1943~) 시집 "고향의 물" 에서----------------------------------------------------------------------- 이 시를 읽고 공감하는 여성은 적지 않을 것이다. 누구나 살다보면 이성으로는 다스릴 수 없는 감정에 지배당하는 일이 한 두번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해서는 안될 사랑에 빠지게도 되고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행복의 길에서 스스로 일탈하기도 한다. 이래서 예술도 있고 문학도 시도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외간 남자"가 곧이곧대로 외간 남자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가령 "시"를 상징한다고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신경림 시인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