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일자) 방송경쟁력 높이는 계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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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방송법안의 국회상임위 통과는 21세기 한국방송의 큰 틀을 제공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그동안 위성을 3개나 발사하고도 관련법규가 없어 미뤄져온 위성방송 시대를 열고, 케이블과 중계유선의 합종연횡을 가능케 함으로써 국내 방송산업에 일대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 하다. 위성방송을 실시할수 있게 된 것은 이번 법안의 가장 큰 성과다. 위성방송엔 국경이 없다. 현재도 파라볼라안테나를 이용하면 3백개의 외국채널을 시청할수 있을 정도다. 위성방송은 또 화질과 잡음을 제거하고 일시에 전국방송이 가능하다. 곳곳에 송신탑을 세워야 하는 현행 지상파방송의 문제점을 해소할수 있다. 따라서 방송의 국제경쟁력 확보는 물론 통일에 대비해서도 더이상 위성방송사업을 미룰수 없다고 본다. 위성방송은 사업 시작 5년 뒤면 영상정보 방송광고 전자통신등 유관산업에서7조원이상의 생산유발 효과를 내고 6만2천명 이상의 신규고용을 발생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또 위성방송으로 디지털TV 시대가 개막되면 2010년까지 1천5백40억달러의 관련기기 수출 및 9만명의 신규고용 효과를 가져오는 등 산업측면에서도 획기적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방송법안이 5년이나 표류하는 바람에 한국통신과 위성방송 사업을 위해 설립된 데이콤 자회사 DSM 등 관련업계가 막대한 손실을 입었음을 미뤄볼 때 늦게나마 이번 법안이 통과된 것은 다행스럽다. 그러나 위성방송 사업이 제대로 실시되려면 아직 남은 과제가 적지 않다. 정부가 하나의 그랜드 컨소시엄으로 방송을 시작키로 한데 따라 한국통신과 DSM, 대기업 언론사 중소기업 등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분조정이 안돼 또다시 차질을 빚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사업자 선정은 물론 시행령과 규칙 등 하위법령도 속히 제정해 더이상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지 않아야 함도 물론이다. 케이블TV를 활성화방안도 좀더 구체화돼야 한다. 프로그램 공급자(PP)의 승인제를 2001년부터 등록제로 바꾸고 중복.교차 소유에 대한 제한을 없애는 등 대책을 장만했으나 중계유선방송에 시스템운영자(SO) 자격을 부여하는 문제 등 논란의 소지가 남아있는 만큼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통합방송법 제정은 방송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첫걸음에 불과하다. 급변하는 세계 방송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속히 미비점을 보완, 시행함으로써 디지털위성시대로의 진입을 서둘러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