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의 날] (인터뷰) 김재철 <무역협회장>..'신무역' 승부

올해 무역의 날은 20세기 한국경제를 결산하는 자리다. 지난 1년동안 무역인들은 수출입국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다. 수출은 한국전쟁이후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고 97년 외환위기를극복할 수 있었던 효자였다. 무역인들의 땀은 사상 최대의 무역수지 흑자를 일궈냈다. 밀레니엄을 한달여 앞두고 열리는 무역의 날을 맞아 김재철 한국무역협회장을 만나봤다. -취임후 처음으로 맞는 무역의 날인데 소감이 어떠신지요. "우선 무역업계가 기쁜 마음으로 무역의 날 행사를 치르게 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지난 2월 제가 회장으로 취임할 때만 해도 수출은 10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10여개월 남짓 사이에 한국경제는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오히려 경기과열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경기활성화에는 수출이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올해 수출의 주요 성과와 구조변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수출회복은 반도체 등 주력품목 외에 컴퓨터 휴대폰 등 고도기술의 정보통신 제품들이 호조를 보인데 힘입은 것입니다. 단순히 가격경쟁력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세계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수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이 한국 무역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텐데요. "기회와 위협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고 봅니다. 중국의 수입시장이 확대되는 반면 주요 선진국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중국의 부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윈-윈 (Win Win) 전략을 추구해야 합니다. 가격경쟁보다는 품질과 서비스개선을 통해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하고 확대되는 수출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여야 할 것입니다" -김회장님께서는 구상하고 계신 신무역전략이란 무엇입니까? "지난 40년간 한국 경제는 저임의 노동력을 이용한 상품 수출 위주의 전략으로 세계적인 무역대국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신무역전략의 핵심은 상품 위주 수출전략의 한계를 극복하고 한국이 가진 지정학적 이점, 반도국가의 특성, 자연환경 등을 경쟁우위의 원천으로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상품뿐아니라 물류 관광 비즈니스 지원 등 서비스까지도 포함한 개념입니다. 국내생산품 수출, 국내사용 목적의 수입 뿐아니라 인접국을 포함한 제3국의 무역을 지원하는 중계무역은 물론 무역활동 주체도 내국기업 중심에서 외국기업의 국제영업활동까지 포괄하는 입체적인 전략입니다. 이를 위해 물류비 절감과 환경보호를 위해 임해지역으로 산업을 재배치하고 한국을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항만을 체계적으로 조성해야 합니다 남해안과 다도해를 개발해 국제해양관광단지를 조성하고 한반도를 국제 비즈니스 중심지로 개발하자는 것입니다" -21세기 무역은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대변혁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등으로 인해 마케팅 대금결제 등 모든 무역행위가 사이버공간에서이뤄질 전망입니다. 종합적인 정책수립과 정보인프라의 구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다양한 지원제도의 확립과 함께 사이버상의 무역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포괄적인 기능을 마련해야 합니다. 전문지식을 보유한 무역인력의 양성도 시급합니다" -21세기 무역협회의 경영방침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내년부터 무역업신고제가 전면 폐지되어 완전 자유화될 예정입니다. 무역협회는 회원사의 만족도가 높은 서비스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해 회원이 회비 내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게 만들 것입니다. 현장중심의 회원밀착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회원사에 존립의 필요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혁할 계획입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