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위기 '민자 SOC'] 부진한 사례 : '대구~대동고속도로'

민자유치 사업치고 제대로 진행되는게 없다. 이유도 가지가지다. 사업성이 불투명하자 중간에 사업자가 빠져 나가는가 하면 사업자가 외환위기로 타격을 받아 진척시키지 못하는 곳도 있다. 잠자코 있던 외국투자가들까지 사업이 부진해지자 "수익률을 높여주지않으면 안들어오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그런대로 진행되는 사업은 금융기관에서 돈을 대주지 않아 심각한 자금난을겪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공사로 인한 불편을 들어 주변 주민들이 집단민원을 제기해 고심하고 있기도 하다. 대형사업이다 보니 여러 곳의 행정기관이 걸려 행정처리 절차마저도 간단치 않다. 부문별로 대표적 사업인 경인운하와 부산신항 대구~대동고속도로 중부권내륙화물기지 사업 현장을 찾아 갔다. 사업이 얼마나 진척됐는지, 왜 이렇게 지지부진한지를 분석했다.----------------------------------------------------------------------- 초기에는 화려한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다. 당시 재정경제원은 대구~부산간 거리를 25km나 단축할 수 있는 노선이어서 민자유치사업으로 돌려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95년말 민자유치사업으로 기본계획을 고시했을 때까지만 해도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군침을 흘렸었다. 물동량도 충분해 보였고 통행료 수입을 30년간 거둘 수 있다는 점 역시 매력이었다. 그러나 이 사업은 현재 답보상태다. 지난 87년 7월부터 타당성조사가 시작됐지만 노선이 정해지고 일부 구간에대한 용지보상이 이뤄진 것 외에는 전혀 진전이 없다. 노선을 표시하기 위한 말뚝도 제대로 세워져 있지 않다. 12년동안 삽질 한번 못한 상황이다. 추진주체는 (주)대우 현대산업개발 한솔건설 등이 합작으로 세운 (주)대구대동고속도로. 대우가 주간회사를 맡고 있다. 바로 주간사회사인 대우의 좌초가 이 사업을 난관에 부딪치게 한 결정적인요인이 됐다.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빌려 주어야 하는데 대우를 주간사로한 사업이어서 자금융통이 안되고 있다. 이달 16일까지 실시계획을 내야 하지만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장 자금조달계획을 짜는 것부터 순탄치가 않다. 일부 출자회사도 바뀌었다. 당초 12개사였으나 한솔건설 우방 등 8개 회사가 탈퇴했다. 지금은 이 사업의 수익성 자체가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는 수익률을 10%선에서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최근 자본참여 의사를 밝힌 싱가포르 아이맥사는 20%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참여회사들도 통행료를 올리기 어려운 만큼 국고융자가 필요하다고 건의하고 있다. 다른 방식으로 수익률을 더 올려주지 않으면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같은 견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정부가 민자사업에 지원하는 보조금은 용지보상비가 대부분. 전체 사업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도 안되는 수준이다. 대구~대동고속도로의 경우 정부의 보조금 비율이 6.47%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 프랑스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사회간접자본시설 건설사업에 필요한 재원의 50% 이상을 국가에서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과 비교해 보면 기업의 부담이 너무 크게 돼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