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면톱] 이라크 원유수출 곧 재개

유엔이 10일 이라크에 대한 석유-식량연계 프로그램을 6개월 더 연장해 주기로 했다. 이에따라 이라크가 조만간 원유수출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돼 최근 급등세를 보였던 유가도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석유-식량연계 프로그램 연장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라크는 12일부터 내년 6월까지 6개월동안 52억6천만달러 상당의 원유를 수출해 이 대금으로 식량과 의약품 등 인도적인 물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국제 원유 전문가들은 이라크가 오는 15일이나 16일께 석유수출을 재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보리의 이런 결정이 전해지자 국제원유시장에서 유가는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상품시장에서 이날 WTI(서부텍사스중질유) 1월물은 전날보다 92센트 떨어진 배럴당 25.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1월물도 전날 폐장가보다 55센트 하락한 배럴당 24.46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이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유(현물)는 배럴당 91센트 내린 22.80달러를 나타냈다. 런던 국제에너지연구센터(CGES)의 분석가 레오 드롤러스는 "이라크의 석유수출 재개는 유가안정 요인이 되긴 하지만 세계 석유재고량이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당장 큰 폭의 가격하락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 소재 페가소스 이코노메트릭스 그룹의 에너지 부문 수석연구원인 팀 에반스도 "미국이 비축석유를 쉽게 방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또한 기존 감산수준을 당분간 그대로 지킬 것"이라며 유가 폭락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이라크는 지난달 24일 통상 6개월 단위인 석유-식량연계프로그램을 유엔이 단 2주만 연장하자 이에 반발, 석유수출을 중단해 국제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이라크의 원유공급량은 하루 2백만배럴로 전세계 시장의 약 3%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안보리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이라크가 유엔 무기사찰단에 적극 협력할 경우 석유수출 한도를 없애는 등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를가졌다. 이라크는 그러나 안보리가 제제조치를 먼저 해제하지 않는한 사찰단의 복귀를 거부한다고 버티고 있다. ----------------------------------------------------------------------- [ 용어설명 ] 석유-식량연계프로그램 = 유엔이 이라크에 일정수준의 석유수출을 허용하되 이 수출대금을 식량 의약품 등과 같은 생필품구입과 전쟁배상금 상환 등에만 쓸 수 있도록 한 조치. 지난 96년 유엔과 이라크간에 양해각서형식으로 체결됐다. 유엔은 지난 90년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이라크의 원유수출을 금지하는 경제제재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나 식량및 의약품부족 등 인도적 문제가 불거지자 이 프로그램이 나왔다. 보통 6개월 단위로 만기가 연장돼 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