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화합] 대상 : (중소기업부문) '세림제지'..'열린경영'

세림제지는 비교적 일찍 노사관계에 눈을 뜬 기업이다. 노조 설립 3년만에 선진형 노사협력체제를 구축했다. 세림제지에 노동조합이 생긴 때는 지난 89년 6월. 당시만 해도 노사 양측 모두 노사관계에 대한 경험이 없었다. 대립과 갈등이 심했고 급기야 지난 92년 6월에는 파업으로 모든 공장설비가 4일간 멈춰섰다. 세림제지 노사는 파업사태로 양측 모두 큰 타격을 입었다. 회사측은 생산차질과 납기일 미준수로 경영손실을 입었고 근로자들도 파업기간동안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적용돼 피해를 봤다. 4일간의 파업은 세림제지 노사관계의 중대 전환점이 됐다. 이때부터 노사 간부들은 매일 출근하자 마자 "티 타임"을 갖고 대화를 나눴다. 매달 노사협의회를 열었다. 회사측도 노무관리 전담팀을 설치했다. 회사측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게되자 근로자들의 고충을 알게됐다. 이에따라 인사고과 때 부하 직원과의 면담을 의무화해 직원들의 불만을 줄였다. 3급(대리급) 이상으로는 승진할 수 없었던 현장 생산기능직 사원도 1급(부장)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했다. 근무부서 배치 및 전환, 승진 및 상벌 등을 사전에 노조와 협의했다. 지난97년부터 퇴직금 중간 정산제를 도입, 지난 10월까지 1백28명에게 45억여원을 지급했다. 종업원 신원보증제를 개선, 출납부서 직원외에는 신원보증을 없앴다. 독특한 길흉사 지원제도도 세림제지의 자랑거리다. 길흉사가 생긴 직원이 속한 부서가 다른 부서에 인원지원을 요청하면 각 부서에서 작업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인원을 선발, 지원한다. 노무관리부서는 이를 근무로 인정하고 필요한 물품과 차량 등을 지원하고 있다. 열린 경영 노력도 빼놓지 않았다. 전사원을 대상으로 매년 두차례씩 경영현황 설명회를 연다. 손익과 판매실적, 경영분석 결과, 동업계 경영상황 등을 설명한다. 이와 별도로 매달 노사 간부가 참석하는 공장혁신회의를 열어 경영실적 등을공개하고 있다. 회사측은 노조활동을 철저히 보장했다. 노조의 자립을 유도하기 위해 구내매점을 노조에 인계, 수익금을 건전한 조합활동을 벌이는데 쓰도록 유도했다. 한달에 세차례 1시간씩을 조합원 교육시간으로 정하고 교육시간을 시간외 근무로 인정, 수당을 지급했다. 이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세림제지는 분규를 모르는 사업장이 됐다. 지난 93년 처음으로 노사협력을 선언한 이후 현재까지 무분규 사업장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97년 IMF구제금융 신청 직후에는 생산원료인 고지(폐지) 수거율이 점점 낮아져 단가가 높아지자 노조가 자발적으로 고지 수거 활동을 벌였다. 97년 1만8천3백kg을 수거한 것을 시작으로 98년 30만1천6백kg, 99년 43만1천3백kg을 모아 회사 경영에 큰 도움을 줬다. 다른 회사가 정리해고 등으로 분규를 겪던 98년에도 이 회사는 근로자들에게상여금 1천%외에 별도의 성과급까지 나눠줬다. 올 상반기에도 특별성과급 50%를 지급했다. 노사협력은 바로 경영성과로 나타났다. 1인당 생산량이 96년 5백t 97년 6백63t 98년 6백87t 등으로 매년 높아졌다. 97년 5백5억원이던 매출액도 98년에는 1천1백59억원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24억여원에서 49억여원으로 늘었다. 세림제지는 21세기 비전인 "SR V 2000"을 통해 새천년에는 판지업계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구상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