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면톱] 현대강관 '일본계 은행에 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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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계열의 현대강관이 도쿄-미쓰비시 은행 홍콩법인에 팔렸다. 현대강관은 지난 17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권수식 사장과 도쿄-미쓰비시 인터내셔널 홍콩법인의 카사마스 시게야스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총 1억6천만달러 규모의 자본유치 계약을 맺었다고 19일 밝혔다. 도쿄-미쓰비시가 현대 계열사의 신주인수권을 넘겨받아 오는 24~27일 실시하는 현대강관 증자에 참여하면 현대강관의 지분 39%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의 계열사 지분을 모두 합해 강관지분 29% 가량을 보유하게 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번 자본 유치로 현대는 당초 약속대로 현대강관을 계열분리할 수 있게 됐고 현대강관은 부채비율을 1백50% 이하로 낮출 수 있게 됐다. 현대강관의 경영은 현대와 도쿄-미쓰비시 측에서 이사를 파견해 공동으로 경영할 전망이다. 현대강관측은 이번 자본유치와 별도로 유럽이나 일본 고로업체들과 전략적제휴를 위해 추가 자본 유치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강관은 올초부터 파리 국립은행을 자문사로 정하고 외국 자본의 투자유치를 추진해 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자동차 경기가 살아나며 냉연사업의 수익성 증가가 예상돼 추가 해외 자본 유치협상이 조만간 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규모가 2조2천7백억원인 현대강관은 올해 9천3백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냉연공장의 본격 가동으로 매출이 1조5천억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했다. 한편 현대그룹은 현대강관 매각으로 당초 약속했던 계열사 및 부채비율 축소 등 재무구조약정을 충실히 이행하게 됐다. 현대는 최근 계열사인 금강기획을 영국계 기업에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 아직까지 정리하지 못한 주요 계열사는 현대엘리베이터 정도밖에 남겨 두지 않고 있다. 현대는 인천제철도 강원산업과 합병을 위한 주총결의를 통해 서둘러 계열분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0일자 ).